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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샘 Dec 11. 2023

혼자만의 글쓰기 연습 (2)

웹소설 쓰기로 연습하기

이제 한 번에 5000자 쓰기가 편해진 후 내용을 탄탄히 다듬어 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생각나는 대로 쓰기만 했다. 그때는 소설이라기보다는 무미건조한 설명문이나 다름없는 글이었다. 주인공을 정하고 주인공의 성격과 주변 인물들. 소설 전체 이야기의 배경과 흐름등을 고민해 보기로 했다. 그런데 막상 또 구상을 하려고 하니 어떤 소재로 써야 할지 막막했다. 앞서 몇 번 이야기했지만 조회수를 올리기 위한 목적도, 웹소설 작가가 되기 위한 것도 아니었다. 진짜 단지 혼자만의 공부법이었다. 하지만 공부를 할 때도 참고서가 필요하듯 나만의 참고서가 필요했다. 그래서 웹소설들을 먼저 읽어보기로 했다.

사실, 웹소설들은 어떤 장르가 인기가 있는지 잘 알지 못했다. 그래서 처음엔 베스트에 들어 있는 소설들 먼저 읽어 보았다. 그런데 웹소설 세계를 잘 모르니 그 안에서 쓰는 용어들이 어려웠다. 시스템, 회귀 등 대충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지만 웹소설의 세계는 그보다 더 깊이 있었다. 다른 플랫폼을 들어가 봐도 사정은 비슷했다. 일단 어떤 장르를 써야 할지부터 고민했다. 회귀? 시스템? 로맨스판타지? 상상력이 풍부하지 못한 나는 이런 장르에 선뜻 도전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 내가 잘 쓸 수 있는 장르를 찾아야 했다. 보통 플랫폼들의 베스트 글들을 보니 대부분 비슷한 소재 거나 제목도 비슷했다. 아마 한 작품이 잘 되면 비슷한 장르들의 글이 쏟아졌던 것 같다. 하지만 베스트 글들의 소재 자체를 잘 알지 못하니 그들처럼 선뜻 달려들기도 애매한 상황이었다. 그렇게 일주일 정도 웹소설을 읽는데 투자한 후 소재를 하나 선정했다. 그리고 주인공과 기본 배경만 정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글자수 채우기 연습을 할 때는 멈추지 않고 써지던 게 막상 구상을 하고 쓰려니 또 1000자를 넘지 못했다. 역시 글쓰기는 쉬운 게 아니구나.

그래도 멈추지 않았다. 지난번 무협소설은 16화에서 끝이 났지만 이번엔 30화까지가 목표였다. 보통 웹소설은 100회가 넘어가지만 아직 내게는 30화도 버거웠다. 목표를 정한 이유는 보통 장편소설의 분량이 웹소설로 30화 정도의 분량이었다. 흐름을 끊지 않고 쭉 30회까지 완성하는 법은 익힌 하면 원래 목표하던 장편소설에 도전해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아직 한참 더 공부해야겠지만.

어떤 날은 막힘없이 술술 써지다가도 어떤 날은 1000자도 겨우 채우기도 하고, 어떤 날은 머리가 핑핑 돌아서 5000자를 넘어 8000자까지 써지는 날도 있었다. 그때그때 컨디션에 따라 달랐던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유독 학원에서 글이 잘 써졌다. 집에서는 아무리 생각해 내도 나오지 않던 아이디어가 학원만 오면 번뜩였다.

출근해서 아이들이 오기 전 1시간, 초등부에서 중등부로 바뀌기 전 휴식 시간 1시간, 중등부에서 고등부로 바뀌기 전 휴식 시간이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전체 시간으로 봤을 때는 2~3시간 정도 되지만 수업준비까지 할 시간을 제외하면 2시간 이내의 시간밖에 없었다. 당연히 일에는 절대 지장을 주면 안 되니까.

그래도 그 틈새 시간에 머리와 손이 합을 잘 맞춰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웹소설을 쓰기 시작하고 두 달이 거의 다 되었을 때 31화로 마무리가 되었다. 원래 목표는 하루에 한 편씩 한 달안에 끝내기였는데 한 편을 쓰는데 이틀 걸린 날도 있고 본업으로 인해 며칠 못쓴 날도 있었기 때문에 두 달 정도가 걸렸다. 마무리된 글들을 옮겨 하나의 문서로 만들었고 이때부터 처음 퇴고라는 것을 해보았다.

글을 쓰고 퇴고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아직 초보중의 초보가 퇴고까지 생각하기엔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일단은 30화까지 마무리가 첫 목표였고 이제는 퇴고와 퇴고를 거듭해 좀 더 매끄러운 글을 만드는 게 두 번째 목표다.

그런데 퇴고의 길도 순탄하지 않았다. 내가 쓴 글을 다시 보니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편에 계속...)

사진 출처: 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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