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으로 준비하는 인터뷰
내게 있어 면접이란 떨리고 긴장되는 시간이라기보다 타인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인사이트를 알아오는 시간에 가깝다. 덤으로 블라인드와 잡플래닛으로 알 수 없었던 회사의 정보를 캐오는 시간.
5월 중순부터 지금까지 4개의 회사에서 면접을 진행했고 추후로 2개의 면접이 더 남아 있는 상태다. 객관화를 하기에 충분한 경험치는 아닐 수 있겠지만 창업 팀에서 면접관이 되어본 적도 있고, IT 중견기업과 스타트업의 면접이라면 어느 정도 익숙한 것 같기에 정리해 본다.
이 글이 도움될 수 있을 분들
○ 취준을 시작한 신입 혹은 주니어 UI/UX 디자이너, 혹은 유관 직종에 종사하시는 분들
○ 떨리는 면접을 앞두고 계신 분들
○ 어떤 면접 질문을 할지 고민되는 HR + 디자인 멤버분들
목차는 이렇게 구성된다!
[첫 번째 글] 채용 사이트 정리 - 디자이너는 어디에서 공고를 볼까.
[두 번째 글] 이력서, 포트폴리오 제작 팁 - 서류는 어떻게 작성해야 할까
[마지막 글] 면접 팁 - 전략적으로 준비하는 인터뷰
서류가 합격하고 나면 1차 면접(실무진 인터뷰) - 2차 면접(대표 인터뷰 혹은 문화 적합성 인터뷰) 순으로 진행된다.
*대표 인터뷰와 문화 적합성 인터뷰가 나뉘어 3차까지 구분되기도 한다.
면접의 가장 중요한 단계를 꼽자면 단연, 1차 면접이다. 실무진과 약 60~90분간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이다 보니 문답으로 면접관 분들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고, 마지막쯤에 '역 질문' 할 시간을 주시기 때문에 이때 실제 회사와 서비스가 어떤 상황에 있는지, 왜 구인을 하고 있는지, 회사 내에서 디자인 팀원에 대한 자세(예우)가 어떤지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이따금 화상으로 진행되긴 하지만 대면 면접이 상호 간 커뮤니케이션이 확실해서 더 좋은 것 같다.
UI/UX 디자이너 혹은 Product Designer로 지원한 내 경우, 1차 면접에서 가장 많이 뵐 수 있었던 면접관의 조합은 디자인 팀의 팀장 (혹은 PM) + 팀원이었다. 간혹 회사의 규모가 작은 경우에는 프로덕트 팀 외에도 개발자가 함께 하셔서 커뮤니케이션 방법에 대해 묻기도 하셨다.
간단한 자기소개 (혹은 1분 자기소개)와 회사 소개로 상호 간 인사를 거쳐 이력서와 포트폴리오에 소개된 몇몇 작업물을 피칭하고, 피칭이 끝나면 면접관들이 이때 궁금한 점을 꼬리물기 식으로 질문해 주신다. 내 경우에는 스타트업 공동창업의 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왜 이직을 하게 됐는지, 사업은 어떻게 운영했는지에 대한 질문을 묻기도 하셨다. 하지만 대개 실력을 검증하고 논리력 + 디자인 능력을 확인하는 질문들로 이루어지고 후차적으로 UI/UX 디자인이 아닌 데이터 관련 개발 능력 혹은 퍼블리싱 관련 개발 능력,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여쭙는다.
타인에게 '나'를 증명하는 것만큼 떨리는 일은 없지만 사실상 포트폴리오에 대해 지체 없이 소개할 수 있고, 이전에 일했던 경험에 대해 확실한 근거와 수치를 대고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준비되어 있다면 걱정할 게 없다. 중요한 것은 질문에서 요구하는 대답과 나의 강점을 섞어서 이야기하는 것과, 잊지 말고 역 질문을 통해 회사를 빠삭하게 알아오는 것이다.
*아래에 정리된 질문 리스트는 한 가지 기업의 질문이 아닌 여러 기업의 질문을 섞고 정제한 것이다.
상호 간 인사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UI/UX/Product 디자인 관련 질문 = 문제 해결 능력 자랑 타임
가장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프로젝트에 관해서 그 이유와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해당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해당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사용자 리서치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했나요?
사용자의 주 연령층과 특징에 대해서 알고 계신가요?
해당 프로젝트를 디자인하며 겪었던 가장 큰 문제는 어떤 것이었나요?
말씀해 주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솔루션을 제안했나요?
(브랜딩 혹은 디자인 시스템) 아이데이션 과정을 조금 더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주력으로 사용한 툴은 무엇인가요? (Figma vs. Sketch)
데이터 및 개발 관련 질문 = 위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대는 타임 + '저는 이런 것도 할 줄 알아요.'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의 반응이나 정량적 지표는 어떻게 확인했나요?
사용자가 가장 많이, 오래 체류한 페이지나 기능은 무엇인가요?
사용 가능한 데이터 추적 툴이 있으신가요?
(Html, CSS, JS에 대한 이해가 있어서 한 질문) 어쩌다 코딩을 공부하게 됐나요?
팀원 간 커뮤니케이션 관련 질문 = 일과 동료를 대하는 태도
OO님은 팔로워, 리더 중 어떤 형태에 가깝나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기획 팀과 의견이 어긋났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OO님의 의견은 어떤 것이었고, 최종적으로 결정된 아이디어는 어떤 것이었나요?
로열티 및 대처 능력 질문 = 얼마나 알아보고 오셨나요?
어떤 이유로 저희 회사에 지원하시게 되었나요? or 이전 회사와 다른 분야인데 왜 지원하게 되셨나요?
(B2B, O2O 등) 사업 유형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저희 서비스를 이용해 보신 적 있나요?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느꼈던 점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장/단점 구분 안 함)
디자이너로서 개선했으면 하는 부분이 있었나요?
!!역질문 타임!! = 회사에 대해 파악하는 시간. 조심스럽게 궁금한 거 다 물어보자.
회사에 재직하고 있는 디자인 팀원은 몇 명인가요?
기획, 디자인, 개발 팀으로 이어지는 업무 프로세스에 대한 대략적인 과정을 알고 싶습니다.
(알려주셔도 괜찮으시다면) 회의의 종류와 빈도에 대해서도 여쭙고 싶습니다.
제가 입사하게 된다면 투입될 이슈는 어떤 것이 있나요?
기획, 디자인, 개발 직군 간 소통을 하는 수단은 무엇인가요?
디자인 팀이 성과를 측정하는 방식은 무엇인가요?
대표 인터뷰, 혹은 문화 적합성 인터뷰는 피 면접자의 인성이나 업계에 대한 이해를 테스트하는 자리에 가깝다. 1차에서 물어볼만한 것들은 전부 검증이 되어 넘어간 단계이기 2차에서 나오는 질문은 회사마다 천차만별이다. 위에 정리한 것처럼 1차 인터뷰에서 공통적으로 받았던 질문으로 긴 리스트를 만들 수는 없다. 이전 단계에서 한 질문이 반복되어 나오기도 했고, 이력서나 포트폴리오에서 눈에 띄는 경험을 집중해서 물어봤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정리를 해 보자면...
* 추후 진행되는 면접을 보고 질문지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중..ㅎ-
대표 인터뷰 - 대부분 1차와 중복되는 질문
저희 서비스를 이용해 보신 적 있나요?
어떤 이유로 저희 회사에 지원하시게 되었나요?
본인은 10년 후나 미래에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 것 같나요?
회사에 궁금한 점 있으신가요?
문화 적합성 인터뷰 - 개인적인 질문이 많았다.
여유 시간에는 보통 어떤 걸 하나요?
업무 능력을 키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지난 5월에 계획했던 목표는 무엇인가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떤 행동을 했나요?
가장 독특했던 경험은 피 면접자인 내가 질문을 하고 면접자가 대답을 하는 리버스 면접이었다. 와우... 회사가 나를 알아가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내가 회사를 알아가는 자리이기 때문에 내가 질문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하셔서 그렇게 됐다. 사실 겪어보지 않으면 모를 것들이 많기도 하고, 넘지 말아야 하는 보안의 선이 너무 많기 때문에 뭘 질문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서 가장 어렵다고 느낀 면접이었다. (심지어 1차와 같은 면접관이 들어오셔서 할 만한 질문은 1차 때 다 해버린 상황이었다. 다행히 이 기업은 최종 오퍼를 받기 위한 메일 티키타카가 이어지는 중이다. (21.09 기준, 해당 기업이 아닌 다른 곳으로 선택했다!)
이상으로 지원부터 면접까지 모조리 정리해 보았다. 합류 여정의 마지막 레퍼 체크, 오퍼 논의 등의 과정도 있지만 이에 대한 사항은 회사마다 너무 다른 데다 지원한 회사의 HR님이 더 자세히 안내하시게 될 거라 판단하여 디자이너의 이직 준비 시리즈는 여기서 마무리된다. 야호!
연차가 충분하지는 않지만 이 위치에서 경험한 모든 기억이 다른 누군가에게도 충분한 도움이 되길 바란다. 모두 험난한 취업 시장에서 이루고 싶은 바, 원하는 바 모두 이룰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