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까나리 Apr 08. 2021

만족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악몽을 가지고 태어났다.


 바람이 불지 않은 고요한 밤에도 꾸고 싶지 않은 꿈에 놀라 밤잠을 설치며, 산 새들도  잠든 시간에 뒤척인 채 새벽을 맞이 한다.


 극복하지 못한 현실들이 고요히 가라앉아 오래전 넘겨진 책장처럼 기억해내려 애쓰지 않아도, 쓰이다만 이야기를 읽으려는 듯 자꾸 앞장에 손을 대고 아슬아슬한 외줄 타기 하듯 휘청거리는 두 다리는 보는 것만으로도 위태롭다.


 지나간 일을 기억하는 건 순서 없이 흘러가고 지금을 살아갈 수 있는 건 과거를 잡고 있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줄줄이 사탕을 뽑듯 행복 뒤에 불행이 연달아 달려오기도 하고 기쁜 순간에 살고 있어도 소름 끼치는 기억이 떠오르기도 한다. 행복의 반대말은 불행이 아니라 불만이라는 말속에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만족하는가 '를 물어볼 필요가 있다.


 만족을 밖에서 찾지 말고 자신에게서 찾고 그 범위를 넓게 본다면, 언젠가 새벽녘 보랏빛 언저리에 뜨는 태양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난 지금의 나에게 만족하는가?'


매거진의 이전글 구걸하지 않는 사람은 동정받는 것을 싫어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