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까나리 Sep 16. 2022

수영 정복기(2)

가라앉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수영을 배운 지 어느덧 한 달이 다돼간다.

손과 발은 열심히 움직이곤 있으나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버거운 것이었다.  수린이에겐 물속에서 호흡을 한다는 건 아내 몰래 산 캠핑용품을 상상하면서 아내의 수다에 맞장구를 치는 것만큼 어려운 것이다.


자유형을 알려주시던 선생님께서

 "키판을 놓고 해 보실게요~~"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씀을 하신다. 선생님 제게는 듬직한 킥판이 꼭 필요합니다. 이별은 너무 이른 게 아닐까요?라는 투정을 부리고 싶지만 선생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쭉쭉 나가는 동기들을 보니 어쩔 수 없는 이별을 택했다.


나는 열심히 손을 젓고 발을 구르고 고개를 틀어 천장을 보고 호흡을 했지만 공기반 물 반으로 벌써부터 배가 부르다. 수영장의 물의 반을 먹는 건 바로 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


"여러분!! 가라앉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돼요."


가라앉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말씀을 해주신다. 이 아무것도 아닌 말에 위로받고 나니 용기가 생긴다.


 가라앉는 게 두려워서 팔을 빨리 젓으려고 하고 그러다 보니 몸에 힘이 들어가고 부자연스러워진 동작에서 오는 무한반복의 지쳐감을 차분히 내려놓으라는 말이 내 등을 토닥여주는 따뜻함으로 다가왔다


 그래 살다 보면 가라앉는 날도 있고 힘을 빼고 흐름을  느끼고 팔을 젓다 보면 몸이 뜨고 앞으로 나아가는 날도 있겠거니 하는 이런저런 생각이 드는 아침이다.


몸을 말리고 밖으로 나와 들어마시는 들속에 감사함을 새기고 내쉬는 날 숨에 스스로를 위로하며 세상에 스며들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기도하자


키판 선생님을 처음으로 놔드렸지만 아직은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단 걸 알리며 오늘의 수영 정복기!!!  완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