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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교사 Mar 03. 2023

가재가 노래하는 곳(feat. 사랑의 기술)

사랑을 위하여

 최근 본 영화 중에 매우 인상적인 영화가 생겼다. 평소 습지와 숲을 좋아했기에 영화의 풍경은 너무 아름다웠고 매력적이었다. 주인공의 가정배경, 연예, 사랑, 관계 등에 대해 생각하면서 여러 가지 시사점이 있어서 정리해 본다.   

  

카야라는 여주인공은 마을과 동떨어진 습지에서 사람들과 접촉 없이 홀로 살아가고 있다. 아빠가 휘두르는 폭력으로 엄마가 먼저 떠나고 뒤를 이어 두 언니, 마지막으로 오빠까지 떠나자 어린 카야는 홀로 아빠 곁에 남는다. 아빠마저 집을 떠난 후, 어린 카야는 야생의 환경에서 홀로 살아가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고 살아간다.      

카야가 성숙한 여성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그녀의 삶에 큰 영향을 준 두 남자(테이트와 체이스)가 있다. 카야가 진정으로 사랑한 남자(테이트)와 사랑이라 착각했던 남자(체이스)를 통해 사랑의 양 극단을 보게 된다. 테이트는 사랑하는 여인이 처한 환경이 불우해 보인다고 함부로 동정과 연민으로 대하지 않는다. 오히려 카야에게 글을 가르치고 책을 읽게 함으로써 카야의 자립 능력을 돕는다. 또한 습지 생물을 관찰하고 삽화로 그리기를 좋아하는 카야의 재능이 출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출판사 목록을 전해준다.  테이트는 카야의 있는 모양대로 사랑한다.      


하지만 카야를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한 테이트이지만 중간에 자신이 원하는 미래와 공부를 위해 카야 곁을 떠난다. 꼭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하지만 결국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카야 곁을 떠난다. 첫 사랑이였던 테이트의 모습에 카야는 큰 상처를 받는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받은 상처, 어머니와 형제가 떠난 상처를 사랑하는 테이트를 통해 채워졌다고 생각했는데 또 큰 상처를 받게 된다. 헤어진다는 것은 마음 아프고 괴로운 일이다.      


사랑할 때는 이유가 없지만 헤어질 때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 영화를 보면 남자 주인공의 그런 찌질함을 볼 수 있다. 처음 남주인공이 장애가 있는 여주인공(조제)을 사랑할 때는 장애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음식도 잘하고 깊은 독서(사강의 책들)도 하고 생활하는데 능숙했다. 그래서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 일반 여성을 만나 사랑하는 것처럼.... 사랑하는 데는 이유가 없었다. 장애도 이유가 되지 않았다. 사람마다 다들 단점을 가지고 산다. 하지만 사랑할 때는 단점조차 이유가 되지 않는다. 그렇게 1년 동안 사랑하면서 조제는 항상 두려웠던 세상과 대면할 수 있었고 호랑이를 만지는 것처럼 두려움을 극복하기도 한다. 물고기처럼 적극적으로 심해에서 헤엄쳐 나오기도 한다. 만남과 사랑의 힘으로 조제는 점점 성장하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그런 감정은 점점 사라지고 현실적인 조건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선택하면서 남자주인공은 결국 헤어지기 위한 이유를 찾는다. 도망치기 위해 이유를 찾는다. 그리고 헤어진다. 이 영화는 현대적 사랑과 관계와 이별을 직설적으로 보여주는 명작이다.

테이트의 경우 나중에 다시 돌아와 자신의 잘못에 대한 용서를 구하고 끝까지 카야를 지키고 결혼하고 잘 살기는 하지만 처음 사랑에 빠지고 연예 기간 때 나타나는 우리의 서투른 사랑의 모습이며 현실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순수한 사랑을 했던 테이트 조차 서투른 사랑이었다.      


체이스는 어떠한가? 카야를 자기가 속한 세계와 떼어놓고 자신의 욕망으로 오로지 자기 소유물로 대한다. 그는 습지에서 홀로 살아가는 카야를 호기심의 대상으로 대하고 그녀의 세상이 어떠한지 전혀 관심이 없다. 입에는 사랑을 담지만 카야를 바라보는 근본적인 체이스의 시선은 야생 속에 고립되어 살아가는 미개한 '습지 소녀'이다. 오히려 그녀의 고립된 처지를 이용하여 자신의 욕망만을 채우려 할 뿐. 체이스의 사랑은 자기 욕망의 실현일 뿐이다. 나쁜 놈이다.      


에리히 프롬이 쓴 사랑의 기술이란 책에서는 사랑은 자연스러운 감정의 산물이 아니라 가치관과 의지의 산물임을 말한다. 사랑과 연예가 시작되었을 때는 뇌에서 도파민이 나와 감정적인 흥분과 뜨거움을 선사한다. 하지만 그 호르몬 효과는 6개월을 채가지 않는다. 그 다음부터는 질림이 시작된다. 처음에는 신경도 쓰지 않았던 상대방의 단점이 거슬리게 된다. 서로에게 대체할 대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헤어지지 못하는 남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가 된다. 그리고 더 시간이 지나면 처음에는 상대방이 좋았던 포인트가 이제는 싫어지는 포인트로 돌변한다. 그리고 한쪽이 대체할 대상을 만나면 마음이 식았다는 이유로 헤어진다.     

이런 헤어짐과 만남이 반복된다....      

만약 수술을 해야 하는 사람에게 의사가 아닌 사람이 무작정 수술을 하겠다고 한다면 어떨까? 아무리 그 사람이 잘 생기고 공부 잘하고 매력적이고 조건이 좋아도 수술을 맡기지 않는다. 왜냐하면 수술을 오랜 시간 의학공부와 임상훈련이 한 스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도 배우고 단련해야 할 스킬이라고 한다. 그래서 사랑은 원래 어렵고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어렸을 때는 항상 우리로 시작했다. 우리 가족, 우리 동네, 우리 반 등등 그러나 성장하면서 깨닫게 된다. 우리라는 개념은 망상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나는 세상과 동떨어진 독립적인 존재임을 자각한다. 그리고 가장 강력하게 느껴지는 감정인 바로 인간의 근본적인 감정인 고독(분리불안)임을 깨닫게 된다.      


이런 고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류는 먹고 마시는 즐기는 행위(도취), 종교 및 정치 등으로 소속감을 느끼며 안정을 추구하는 행위(표준화), 정신없이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행위(창조)를 한다. 물론 이런 방법은 역사적으로 효과는 있으나 단기적이며 진짜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한다. 단 하나의 해결책은 “진짜 사랑”을 하는 것이다. 여기사 가짜 사랑부터 확인해보자!      


1)숭배적 사랑 - 영화 속 주인공적 사랑, 아름다운 사랑, 연예초반만 뜨껍게 나중에 헤어짐, 감정적 사랑으로 감정이 사라지면 헤어짐

2)공서적 사랑 - 지배하고 지배당하는 관계, 병리적 증상 - 성도착증

3)감상적 사랑 - 드라마, 영화 주인공에 자신의 감정을 이입함, 오타쿠적 행동, 가상현실에 빠져 살아감

4)투사적 사랑 - 자기 자신의 문제 회피, 상대방이 가진 내 결점을 지적하는 관계, 지적하면서 상대방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개조하려고 함, 서로 싸우는 관계, 갈등의 진짜 원인을 지적하지 않고 겉으로 보이는 요소만 지적하고 싸움, 가장 흔한 연예 관계이다.       


나의 경우도 숭배적 사랑도, 투사적 사랑도 했지만 모두 상처와 실패를 경험하였다. 지금도 서투른 사랑을 한다. 그럼 진짜 사랑이란 무엇일까? 에히리 프롬의 해결책을 들어보자!      


에히리 프롬은 인간이 자신의 전인격을 계발시키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해 생산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면, 사랑을 위한 모든 시도는 결국 수포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저마다의 개인적인 사랑을 통해 만족을 얻는 것도 이웃을 사랑하는 능력이 없이는, 그리고 진정한 겸손과 용기, 신념과 철저한 훈련이 없이는 성취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한다.      


먼저는 이웃의 말에 집중해서 들을 수 있어야 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훈련을 배워야 한다. 자신의 것을 희생하여 타인을 사랑하는 경험과 그 경험이 즐겁다는 것을 경험해야 한다.      


또한 훈련의 기초는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고 이것이 사랑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귀중한 기초가 된다. 우리는 부모로부터 정서적, 물질적, 영적인 독립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대에서는 부모로부터 의존적 삶이 매우 강하다 그래서 성인 아이의 현상이 일어난다. 이런 사람은 성인이어도 자신을 객관화하기보다 부모님의 시각, 관점, 생각과 공유되어 자신을 바라보고 상대방을 바라본다. 그러면 제대로 평가할 수 없게 된다.      

결국 핵심은 모든 인간은 주관적이고 이기적이라 자신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을 키우라고 조언한다.(자아 도취의 극복) 내 주관을 배제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편협한 착각, 정서적 결함) 스스로 의심하고 다양한 독서하고 깊은 사색을 하고 분별하여 상대방을 대하는 것을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사람에 대한 선한 신념속에서 상대방을 대해야 한다. 신념을 가지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즉 자신이 위험을 무릅쓸 수 있는 능력과 내 것을 희생하여 고통과 실망을 감수하려는 준비가 필요하다. 누구든 삶의 기본적인 조건으로서 안전과 안정을 추구하는 사람은 신념을 가질 수 없다. 누구든 안전한 체계 속에 가두어버리는 사람은 자신을 죄수로 만드는 것이다. 사랑받고 사랑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며 그 가치에 따라 도약하고 거기에 모든 것을 걸 수 있는 그런 용기가 필요하다.

그렇게 그 신념과 용기로 삶 속에서 몸으로 훈련해야 한다. 왜냐하면 사랑은 평생을 훈련해야 할 기술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랑은 연예 속에서, 결혼 후 자식에게, 부모님께, 직장동료에게도 적용될 것이다. 그렇게 사랑의 기술을 성장해야 하며 사랑의 효과는 주변으로 점점 퍼져가야 할 것이다. 평생 훈련하여 점점 잘 사랑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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