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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아서 Mar 10. 2023

헬스장에서 달려보기

달리기가 어렵습니까?! 다니고 있는 헬스장에서 시작해 보세요.

    나처럼 달리기에 젬병인 사람이 처음 달리기를 시작하기엔 러닝 머신 위가 야외보다 나을 수 있다. 내가 느낀 몇 가지 장점을 말해보고 싶다. 



    첫 번째, 일정한 속도로 달리는 방법을 체득할 수 있다. 런데이 이전에 몇 번 야외 달리기를 시도해 본 적이 있다. 그냥 냅다 달리고 숨이 차니까 걷다가 좀 뛰다가 다시 걷다 몇 번 반복하고 채 3킬로를 달리지 못했다. 그렇게 쉽게 포기를 하고 몇 년 후, 다시 러닝을 시작했을 땐 야외가 아니라 헬스장이었다. 


    러닝머신은 나에게 적절한 달리기 '속도'에 대해 파악하고, 그 속도로 일정하게 달리는 감각을 익히는데 도움을 줬다. 실내 달리기를 4주 정도하고 야외로 나갔을 때, 스마트 워치를 매번 들여다보고 있지 않아도 꽤 일정한 속도로 달릴 수 있었다. 

페이스가 엉망이던 야외 달리기 시절에서, 스마트워치를 안 보고도 꽤 일정한 속도로 달리게 된 지금


    게다가 속도를 '조절'하기도 용이하다. 페이스를 의도적으로 바꾸면서 달려야 할 때, 러닝 초보의 입장에선  그 변화를 체감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속도에 대해선 두 가지 선택지 밖에 없었다. '좀 있다가 죽을 것 같은 속도',  아니면 '지금 바로 죽을 수도 있는 속도'. 그러니 '천천히 달리기', '보통 달리기', '빠르게 달리기', '전력질주'의 세밀한 구분이 가능할 턱이 없다. 


    이 부분에서도 러닝 머신은 도움이 됐다. 평소 달리는 속도에 2km/h  씩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조절하면서 빠르기를 익혔다. 


    두 번째, 덜 힘들다. 러닝 머신의 동력 덕분에 좀 더 손쉽게 다리를 움직일 수 있었다. 실내의 이점도 크다. 공기의 저항이 적은 부분이 특히 그렇다. 가끔 한강에서 달리기를 하다 보면 꼭 돌아오는 길에서 바람이 내 쪽으로 많이 불어온다.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 나를 방해하는 건 산들바람이라 할지라도 꼭 폭풍처럼 느껴진다. 


    또한 야외는 어쩔 수 없이 경사나 장애물이 있기 마련이다. 러닝 초보에게는 약간의 언덕도 심박수를 급상승시키는 요소일 때가 있다. 도로를 살피지 않고 마구 달릴 수 있다는 점도 러닝 머신 위의 달리기가 조금 더 수월하게 느껴지는 이유일 수 있다.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속도로 비슷한 거리를 달렸는데, 실내 달리기의 심박수가 낮다. 체감으로도 훨씬 수월했던 기억이....

    

    마지막으로, 러닝 머신 달리기는 언제든 할 수 있다. 장마철에도, 겨울에도 할 수 있다. 미세먼지로부터도 안전하다.  


    달리기를 갓 시작한 초보에게 불행인 듯 다행인 듯 비가 몇 번 내리는 날씨가 찾아오면, 걷잡을 수 없이 달리기와 멀어진다. 왜인지 내가 달리기를 몇 번 시도했을 땐 늘 여름이었는데, 두어 번 달리러 나갔다가 장마 시즌을 맞아 번번이 포기하고 말았다. 


    익숙하기도 전에 포기하고 마는 루프를 끊어내는데, 실내 달리기가 도움이 됐다. 날씨 핑계를 댈 수 없어서 어떻게든 달렸는데 그러다 보니 달리기에 재미가 생겼다. 




    아이러니한 것은 위에서 야외 달리기의 단점으로 언급한 요소들, 날씨, 바람, 언덕, 고르지 않은 도로나, 속도 조절의 어려움 같은 것들이 점점 달리기를 좋아하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는 점이다. 한 겨울에 코가 시릴 정도로 차가운 공기를 아낌없이 들이마시는 기분이나, 계절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풍경, 매번 다른 사람들, 강아지들, 내가  달려온 거리가 체감되는 순간들. 야외에서 달리는 기쁨을 알고 나서는 다시 실내에서 달리고 싶지 않아 진다... 


ㅎㅎ

    그러니까, 나처럼 1킬로 연속 달리기도 못하던 사람이 달리기를 시작하기엔 헬스장이 쉽다는 말이다. 뭔가 대단한 사람들이 달릴 것 같은 한강변보다는 헬스장에 늘 놓여있는 러닝머신까지의 심적 거리가 더 가까웠다. 아주 충동적이고 가벼운 마음으로 실내에서 달리기를 시작해 보셔라. (런데이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러닝 앱 '런데이'의 세 가지 장점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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