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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법모자 김시인 Sep 07. 2024

시조마당 40

아모르파티-자운영꽃

아모르파티

-자운영꽃


무더기 무더기 너는 그리 피어서

무더기 무더기 마음도 그리 내놓고


이 봄날,

녹비의 운명을

춤사위로 풀어내네


꽃분홍 꽃분홍 너는 그리 피어서

꽃분홍 꽃분홍빛 묵은땅에 내어 주고


이 봄날,

녹비의 소명을

소멸로 마무리하네





지난봄 어느 일요일, 몇 사람이 함께 묶여있는 카톡방에 친구가 자운영꽃 소식을 알려왔다. 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 자운영꽃밭에서 놀고 있다고. 그래서 한달음에 그곳으로 달려갔다. 묵은땅을 기름지게 하기 위해 심는 자운영, 그날 내가 만난 자운영은 제 운명을 사랑하는 꽃이었다. 그의 춤사위가 신명 나 보였다. 자신을 누군가에게 몽땅 내어주어야 하는 운명이 주어진다면 우리는 그 운명을 사랑할 수 있을까, 그 운명을 두고 춤출 수 있을까,


봄날의 자운영꽃이 눈부신 이유다.


#시조미학

#2024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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