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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택주 May 18. 2022

‘있을 건 있고, 없을 건 없는’ 자리에 깃드는 평화

꼬마평화도서관사람들 여덟 돌 잔치, 평화살림놀이마당

오월 보름, 여덟 돌을 맞은 ‘꼬마평화도서관사람들’이 평화살림놀이마당을 열었다. 모자라는 이들이 어울려 슬기를 모으는 마을 모지리(부천시 석천로25번길 34)에서 열린 잔치마당은 농부철학자 윤구병 선생이 ‘좋고 나쁨’이란 얘기 마당을, 훌라춤 해설을 곁들인 셀위훌라팀 공연을, 놀이살림꾼 이영주 선생이 한몸살이놀이마당을 펼쳤다.     

<김수한무> 연주 / 연주자 부지깽이

잔치마당은 꼬마평화도서관사람들 엄지 살림지이 부지깽이가 그림책 연주로 열었다. <김수한무>에 나오는 영감님은 환갑에 늦둥이를 얻어 아이에게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이라고 지어줬다. 그러나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데 긴 이름을 다 불러야 한다고 고집하는 아버지 때문에 죽을 고비를 넘겨야 했다.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 참으로 좋은 것인지 짚어봐야 한다는 뜻에서 부지깽이가 고른 이 책은 자연스럽게 본 꼭지 주제 ‘좋음과 나쁨’으로 넘어가도록 했다.     

 

1+1=하나

내게는 때리는 손이 없다며 비손 인사를 하며 나온 윤구병 할배는 고맙다는 말은 ‘하늘과 같다’는 말이라며 ‘좋음과 나쁨’ 얘기마당을 열었다. 있을 것이 있고 없을 것이 없으면 좋고, 있을 것이 없거나 없을 것이 있으면 나쁘다고 말씀하면서, 좋고 나쁨은 ‘앞날’과 이어지는 말씀이라고 했다. 우리네 삶이 좋아질지 나빠질지는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과 이어져 있으니 어버이는 내게 좋기보다 애들한테 좋은 것을 찾아야 한다고 흔들었다. 덧붙여 있을 것이 있고 없을 것이 없는 좋은 것은 사랑으로 이어지고, 있을 것이 없고 없을 것이 있는 나쁜 것은 미움으로 이어진다며 말씀했다.     

쉘위훌라가 몸 말을 알려주며 어울려 춤을 춘다

이어서 노마치유카가 아우르는 ‘쉘위훌라’는 훌라는 손짓 하나하나가 그대로 말이라면서 “He aloha No ‘O Wai’ anae”와 “Butterfly Free”로 잇달아 날아올랐다. 특히 살아있는 것은 다 좋은 누리를 이룰 힘을 가졌다는 “Butterfly Free”는 나비는 고치를 찢고 나와야 날아오를 수 있듯이, 버릴 것은 아쉬워하지 말고 버려야 새로 태어날 수 있다고 흔든다.

놀이꾼 이영주가 아우르는 한몸살이놀이마당

마무리는 잔치에 온 모든 이가 어우러지는 한몸살이놀이였다. 이기고 지는 것이 없어야 평화롭다는 놀이꾼 이영주는 여러 가지 물건을 고르게 하고 그 물건에 마음을 담아 나누는 놀이로 문을 열었다. 막을 내린 놀이는 수십 사람이 엉킨 동아줄을 한 손으로 잡고 몸을 비틀거나 움직여서 풀고 태어난 달에 따라 움직이는 데 끈을 밟지 않으면서 자리 잡는 놀이였다.     

고슴도치끼리 껴안기? 윤구병 선생과 박삼선 선생

평화를 그리는 마음이 같아서 그랬을까? 짜 맞춘 것도 아닌데 세 마당이 모두 어울려 좋은 결을 이루는 데로 모였다. 잔치에는 창원에서 변산에서 대구에서 평택에서 파주에서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온 이들과 가깝게는 인천과 부천에서 온 마흔일곱 사람이 어울렸다.      

잔치가 이토록 북적일  있는 밑바탕에는 마흔여섯 번째 꼬마평화도서관에서  동무들 힘이 컸다. 먼저 여덟  잔치를 알리는 방을 곱게 꾸며준 동무는 김시은, 구희연, 근영이다. 방을  사람들이 입모아 "우와!!!" 싱그럽다고 했다. "고마워 얘들아!" 꾸뻑~

그리고 잔치에 싱그러움을 더한 동무들이 더 있다. 바로 잔치 진행을 맡아준 박지윤과 방도현이다. 어른들이 진행을 한 것보다 맑고 결이 고왔다는 얘기를 여기저기서 들었다. "너희도 고마워~!!!" 다섯 동무들 모두 다음 평화살림놀이마당에도 또 올 거지?

결고운 살포슴

‘없을 것은 있고, 있을 것은 없는’ 사회를, ‘있을 것은 있고, 없을 것은 없는’ 누리로 만들어 가다 보면 그 사이에 평화가 깃들 수 있으려니.


어찌 아셨지? 들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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