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화난 기록

답이 없다는 말이 나오는 자리

by Peppone

조용히 화난 기록 ― 답이 없다는 말이 나오는 자리


중앙초등학교의 올해 입학생 수가

0명이라는 기사에

사람들이 댓글을 달고 있었다.


아이디와 대부분의 말들은 가렸다.

개별 의견을 문제 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긴 문장은 하나였다.


지역민도 문제다. 답이 없다.


나는 이 지역에

살아 있는 유물로서

계속해서 공격이 들어오는 이 자리에 서 있다.


전제로 말하겠다.

나는 이곳에서 태어났고,

이곳에서 살았고,

지금도 이곳에 남아 있다.


떠난 사람이 아니라

버틴 사람의 입장에서 묻는다.


내가 답이 없는가.


사람들은 결과를 말한다.

입학생이 0명이라는 숫자,

비어 가는 학교,

사라지는 동네.


그리고 그 이유를

늘 사람에게서 찾는다.

아이를 낳지 않아서,

젊은 사람이 떠나서,

지역민이 답이 없어서.


하지만

무엇이 남아 있기 어려웠는지,

무엇이 반복해서 밀려났는지는

거의 말하지 않는다.


인도는 보수되고

차로는 정비되며

공간은 계속해서 재편된다.

대부분 차량을 기준으로.


주택은 사라지고

그 자리는 주차장이 된다.

기억해야 할 장소는

벽으로 가려지고

속도는 다시 회복된다.


도시는 빠르게 정리된다.

사람은 그렇지 않다.


나는 여기에 남아

이 변화들을 보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이곳을 삶의 자리로 삼고 있다.


그 상태에서 다시 묻는다.


답이 없는 것은

이 지역민인가,

아니면

이 질문을

사람에게만 돌려온 방식인가.


이 기록은 항의가 아니다.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 쓰이지도 않는다.


다만

“답이 없다”는 말이

이렇게 쉽게 사용되는 자리에서

그 말을 정면으로 돌려놓기 위해

조용히 남겨둔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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