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밑미 meet me Aug 02. 2021

사랑을 원하지만, 상처받긴 싫어

인간으로 태어났다면 누구나 가지는 욕구가 있죠.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애착 욕구입니다.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생존하기 위해 부모라는 존재에 의지합니다. 태어나서 처음 관계 맺는 타인이 부모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부모로부터 타인과 관계 맺는 법, 사랑의 감정을 주고받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대부분의 부모 역시 불완전한 인간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라는 과정에서 필요한 만큼 충분한 사랑과 인정을 받는 경험을 하기 어렵고, 가까운 관계에서 주고받는 사랑에 대한 의심과 두려움이 생깁니다. 만약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거절당한 경험이 있거나, 지나치게 엄격한 교육을 받았거나, 버려진 경험이 있다면 작은 갈등에도 ‘난 사랑받기에 충분한 존재가 아니야’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 쉽습니다. 마음껏 사랑하는 것이 두려워지고, ‘사랑받기에 부족한 존재'라는 생각은 낮은 자존감으로 이어집니다.


자라는 과정에서 운 좋게 다른 관계를 통해 충분한 사랑을 주고받는다면 극복할 수 있겠지만, 어린 시절에 사랑받지 못한 상처를 그대로 방치하면, 몸은 성인이 되었지만 마음은 어린 시절에 상처받은 마음으로 타인과 관계를 맺게 됩니다. 어린 시절 상처가 해결되지 않은 성인은 자신을 보호하려는 방어기제 중 하나로 ‘회피'를 선택하게 됩니다. 상대에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지만, 상처받는 상황을 미리 피하기 위해서, 작은 갈등 상황에도 ‘역시 우린 안될 거야'라고 단정 짓고 상대를 밀어내고 도망가게 되죠. 사실 냉정해서가 아니라, 사랑을 받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는 걸 수 있습니다.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의 엘사는 대표적인 ‘회피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 동생 안나에게 얼음 마법을 잘못 쓰는 실수를 범한 엘사는 부모로부터 강한 비난과 질책을 듣죠. 그 이후로 ‘남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되는 존재’로 자신을 인식하고, 방에 콕 틀어박혀 함께 놀고 싶어 하는 여동생 안나를 배척하고, 절대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합니다. 사실 만나고 싶고, 보고 싶은 맘이 가득한데도 말이죠.



만약 엘사의 부모님이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라고 사랑을 표현해 주고 안아주었다면 엘사가 그렇게까지 배척했을까요? 만약 엘사가 스스로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를 어루만져 주었다면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닫혀있던 엘사의 마음의 벽을 허무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신적으로 보여준 안나의 사랑이었습니다. 자신의 목숨까지 내놓을 만큼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난 뒤에, 마음의 문을 연 것이죠.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올라프의 말을 기억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은 그 사람을 위해 내 몸이 녹더라도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거야.(Some people are worth melting for.)


진짜 사랑은 상처를 숨기기 보다, 상처를 마주하고 보다듬는 것입니다. 마음을 닫고 있는 친구나 연인, 가족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면, 진심으로 사랑을 표현해보세요. 상처받을까 봐 갈등 자체를 피하고 있다면, 나의 지난 상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세요. 상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지 못하면 결국 그 상처가 우리의 삶을 지배해 버립니다. 나는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작가의 이전글 너 자신을 알라, 메타인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