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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보통 Oct 26. 2022

일년 내내 맛있게, 맛간장 만들기

일 년 내내 냉장고 한쪽에 자리하고 있는 검은 액체.

휴지나 세제 같은 생필품처럼, 떨어지기 전에 항상 채워두게 되고, 없으면 불안한 것이 바로 이 '맛간장'입니다.

맛간장을 만드는 일이 조금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6개월 정도는 냉장 보관이 가능하기 때문에 한번 만들 때 넉넉히 해두면 꽤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어요. 맛간장은 설탕과 간장이 들어가는 거의 모든 요리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볶음 요리뿐 아니라 찜, 조림, 무침 등에도 사용되는 그야말로 주방의 만능템이지요. 병에 담아 주변에 선물하면, 백이면 백. 다들 맛있다고 엄지를 척 들어 올립니다. 고작 간장 하나로 주부 9단이 된듯한 기분이 들어요.

맛간장은 짜기만 한 일반 간장과는 달리, 깊은 단맛과 은은한 과일향이 섞여 고급스러운 맛을 뽐냅니다.  

저는 이 맛간장을 오리엔탈 드레싱을 만들 때나 고기 양념을 할 때, 멸치 볶음이나 채식 반찬에도 아주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저와 식구들이 먹는 음식이니 이왕이면 재료도 조금 더 신경써서 보다 나은 재료를 사용해 만듭니다. 백설탕보다는 비정제 설탕이나 마스코바도를 사용하고, 간장도 국산콩으로 만든 간장을 사용해요.

물론 일반 간장과 설탕을 사용하셔도 무방합니다. 마스코바도는 흑설탕 같은 깊고 진한 향이 나는 당류이므로 양을 조금 줄여서 만듭니다. 백설탕이나 자일로스 설탕을 사용하실 경우에는 간장 2L에 설탕 1kg 비율로 맞춰서 만들어 주세요.

맛간장을 만들 때는 채소 육수를 만들어 사용합니다. 통후추와 양파, 마늘, 생강이 들어가 간장의 향을 돋궈주고, 여기에 표고버섯이 감칠맛을 더해줍니다. 처음 분량의 절반 용량이 될 때까지 육수를 끓여야 하는데, 약불에서 아주 오랫동안 천천히 졸여 주는 것이 포인트. 이렇게 하면, 채소의 맛이 깊게 배인 육수를 만들 수 있어요.

채소 육수가 끓는 동안 사과와 레몬을 썰어서 준비하면 시간을 아깝지 않게 쓸 수 있겠지요?

레몬은 손질할 때, 베이킹 소다로 문질러 닦은 다음 끓는 물에 잠시 넣었다 빼주고, 굵은소금으로 문질러 다시 한번 깨끗이 닦아 냅니다. 또, 레몬 씨 부분에서 쓴 맛이 날 수 있으니, 슬라이스 후에는 꼭 씨를 제거해 주어야 해요.

맛간장 만들기의 첫단계, 채수 육수 만들기.

20분간 중 약불에서 끓여낸 맛간장에 썰어 둔 사과와 레몬을 넣은 다음에는 냄비 뚜껑을 닫은 채로 선선하고 그늘진 곳에서 하루 24시간을 꼬박 두었다가 다음날 간장만 걸러 소독한 병에 담아 두고 사용합니다.

맛간장을 만들기에 제일 좋은 계절이 있다면, 아마도 선선한 봄과 가을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스갯소리로, 맛간장 제철이랄까요? 일 년에 두 번쯤. 잠시 잠깐의 수고로움을 감수한다면, 일 년 내내 조금 더 편하고 맛있게 요리를 해 드실 수 있으실 거예요.

(*참고로, 제 요리에 등장하는 '맛간장'은 이 레시피대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육수가 끓는 동안 다른 재료 준비를 끝내두면 시간을 알차게 활용할 수 있어요.
라벨링을 해두면 날짜를 체크하며 사용할 수 있다지요.
맛간장

국산 콩간장 860ml 2병(총 1720L 사용), 라이트 마스코바도 800g
*일반 간장 2L와 설탕 1kg으로 대체 가능.
양파 2, 표고버섯 2, 레몬 1, 사과 1, 마늘 10톨, 생강 1톨, 통후추 1/4ts, 물 400ml, 청주 200ml, 미림 400ml
1. 냄비에 물 400ml와 양파, 표고버섯, 마늘, 생강, 통후추를 넣고 절반의 용량이 될 때까지 약불에서 서서히 졸인 후 육수만 걸러낸다.
2. 레몬과 사과는 씨를 제거하고 얇게 슬라이스 해 준비한다.
3. 새 냄비에 간장과 마스코바도를 넣어 끓이다가 끓어오르면 불을 중 약불로 줄이고 (1)의 육수, 청주, 미림을 넣어 20분간 더 끓인다.
4. 불을 끄고 썰어 둔 레몬과 사과를 넣고 뚜껑을 닫는다. 선선한 곳에서 24시간 동안 둔다.
5.24시간 후 레몬과 사과를 체에 거르고, 깨끗하게 소독한 병에 담아 냉장 보관하며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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