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더불어 사는 삶
큰 도로와 작은 골목길
꺾어지는 길목에
서로 다른 두 ‘모퉁이’가 있다
황색 실선이 그어진
큰 길가 모퉁이는
흐름이라는 명목하에
운전자들에게
잠시라도 숨고를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다.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24시간 한 몸에 받아야 하는
이 모퉁이는
속도라도 늦춰가라며 잠시 말을 걸 뿐
이내 빨리 떠나라고 윙크한다
황색 실선이 없는
작은 골목길 또 다른 모퉁이는
쉼이라는 기치 아래
청소년들에게
잠시라도 길 잃은 방황을
허락하지 않는다
사람들의 온기로
24시간 채우고 있는
이 모퉁이는
오늘 여기서 좀 쉬어가라고
얼른 들어오라며 손을 붙잡는다
질서를 위해
스스로 지워야 하는 비움의 모퉁이
자립을 위해
평범한 일상을 쌓는 채움의 모퉁이
직선으로만 달리다
갑자기 꺾일 때
잠깐의 속도만 늦출 수 있는,
서슬퍼런 눈들로 채워진
외로운 교차로 모퉁이
직선으로만 달리던 삶이
갑자기 꺾일 때
기댈 곳 없는 몸이 머무를 수 있는,
온정의 손길로 채워진
사랑의 쉼터 모퉁이
두 모퉁이 사이를
위태롭게 지켜내야 하는 나는
한 모퉁이에서 날아 드는 욕설들을
다른 모퉁이에게서 받아 든 크리스마스 카드로
닦고 지워낸다
길 잃고 서성대는 발걸음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골목의 그 모퉁이는
오늘도 24시간
뜬 눈으로 불을 밝힌 채
차마 문을 닫지 못한다
황색선이 있는 교차로 모퉁이에 1분 이상 정차시 시민에 의해 안전신문고로 신고 당하면 과태료 40,000원 부과 됨.
부천여자단기 청소년쉼터 이름이 "모퉁이"다.
크리스마스 카드를 받을 일이 거의 없다.
너무 감사드린다.
모퉁이 카페도 책 읽고 차 마실 만한 곳이다.
조만간 차를 마시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