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하고 싶지만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개는 냄새가 난다. 개의 목욕주기는 통상 한 달인데 그 마저도 넘어서 목욕시키는 경우가 많다.

야외에서 눕고 앉고 땅을 파고 숲 속을 헤집는 개에게서는 풀 비린내가 난다. 막 깎은 잔디나 비 오는 날의 숲에서 나는 싱그러운 풀 내음이 아니라 다소 쿰쿰한 풀이 삭아가는 냄새가 난다. 개의 몸냄새는 작년 겨울 우리가 나무와 호수가 많은 베를린 외곽으로 이사 오면서 의식되게 나기 시작했다.

입덧이 시작되던 봄에는 개의 채취 때문에 퍽이나 힘들었다. 개는 나에게서 눈과 몸을 떼지 않았고 나는 그런 개 옆에서 헛구역질을 해댔다. 남편이 집을 비운 2주 반이 절정이었는데, 스물네 시간을 개와 함께 지내며 개와 거리를 두려고 노력했다.


개는 입냄새도 난다. 개의 이빨은 뿌리 부분이 노랗게 착색되어 있는데 부분적으로 치석도 끼어 있는 편이다. 개는 아랑곳 하지 않고 맛있는 것을 요구하고 양치를 거부한다.


개는 귀냄새도 난다. 매번 수의사에게 들려 귀를 보여주지만 염증도 없다. 귀지는 많이 나오는 편이다. 개의 귀를 자주 닦여주려 하지만 이마저도 개는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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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개와 덜 부지런한 주인이 만나 개는 점점 더러워지고 냄새나고 주인은 고통받는다.

내일은 꼭 목욕시켜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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