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발견
"무엇을 믿을지는 결국 우리 각자의 몫이다.
내가 걷기로 한 길, 함께하기로 한 사람들, 내가 선택한 일.
이 모든 것이 잘한 선택이라고 '믿는' 것.
그리고 내가 믿기로 선택한 것을 정답으로 만드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 김규림, 〈매일의 감탄력: 평범한 세상에서 좋은 것을 발견하는 힘〉
최근 개인적으로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하는 일이 있어 온종일 골머리를 앓았다. 몇 날 며칠을 고민해 봐도 정답은 찾을 수 없었고, 이럴까 저럴까 이리 생각해 보고 저리 생각해 보며 온몸을 다해 시름하던 요 며칠.
그렇게 스스로에게 최선의 결정을 내려보라며 압박하던 때에 나를 아껴주는, 내 개인사를 대충 알던 지인이 해준 말이 있다.
"A를 선택해도 성은님 결정이 맞고, B를 선택해도 성은님 선택이 맞아요. 내가 아는 성은님은 어떻게든 잘 해결해낼 거고 그리고 그 선택을 맞게끔 만들어 나갈 사람이거든요."
사실 그 말이 듣고 싶었던 걸까. 늘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했던 말을 타인의 입을 통해 들은 순간, 애써 참아왔던 눈물이 핑 돌았다. 내 마음을 들킨 것처럼. 물론 그 말을 듣자마자 '옳다구나~ 결정이 쉬워졌어!'는 아니었지만, 결국에 어떤 행동을 실천하고 또 다소 애매모호한 결정도 내렸다. 어쩌면 그 애매모호함도 나름 치열하게 내린 최선의 선택, 결정이니까.
그동안의 내 삶을 잠시 회고해 보자면, 늘 당연한 순리와 선택은 없었다. 어쩌면 남들이 생각하기에는 아니 내가 생각하기에도 예측불가한 선택들이 대다수였다. 기자를 꿈꾸며 학생기자로 활동하던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내다 대수능을 앞둔 고3, 미술*디자인으로 진로를 전향하기도 했고, 또 뒤늦게 미대에 진학해서는 수석도 해보고 인턴도 해본 뒤 정작 졸업 후에는 느닷없이 커머스 MD로 진로를 또 바꾸기도 했다.
거기서 끝날소냐. 약 1년 여의 취준 생활을 끝내고 MD가 되어서는 또 1년 만에 기획자로 전향하기도 했다. 사실 크게 보면 그런 거지 그 사이사이의 나의 모든 선택과 결정에는 '예측 가능한', '으레, 당연한' 것들이 하나도 없었다.
다만 하나, 내 모든 선택과 결정에는 '즉흥적'이거나 '그냥'하는 선택은 단 하나도 없었다. 내 선택을 정답으로 만들기 위해 스스로를 다양한 시험대에 올려놓기도 했고, 때로는 극한으로 몰고 가는 순간도 있었다. 그리고 선택을 한 뒤에는 내 선택 이외에 다른 길이나 정답은 없다고 믿으며, 그렇게 만들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그리고 그 결정의 결과는 결국 '나'의 선택으로 이루어진 것이기에 원망도 아쉬움도 없었다. 배움만이 있었을 뿐.
어렵지만 그래도 늘 확신이 가득했던 지난날과는 달리, 역시 예측할 수 없는 내 인생 앞에는 더 다양한 과제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아픔이 뒤따를 수밖에 없던 이번 결정. 어쨌든 선택이란 걸 한 이상, 지금은 믿는 것밖에는 답이 없겠다. 유독 고민을 많았고, 쉽지 않았던 이번 결정. 주위에 도움도 요청해 보고 여러 이야기, 조언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누군가의 경험과 생각에서 나온 다른 이의 정답일 뿐, 참고는 하되 나의 정답은 따로 있다고 생각하고 내가 믿기로 한 것을 정답으로 만들어 갈 수밖에.
"그걸 어떻게 알아?"
"모르지. 근데 내가 그냥 그렇게 믿으려고."
- 영화 〈프로메테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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