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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문 면접관 Mar 11. 2023

Dream is NO WHERE!

대구의 멋진 면접관 이야기

2023년 채용 시즌이 열리고 있는 3월의 첫 번째 주, 오늘은 대구 소재 공기업 면접에서 아주 특이한 그렇지만 감동적인 면접관을 만났다. 사회생활의 짙은 연륜과 여유 있는 경력이 묻어나는 느낌의 내부 면접관 L의 이야기이다.

필자가 면접위원장으로서 입사지원자들에게 간단하게 면접 진행 안내 오프닝을 진행하고 L은 질문 차례가 돌아오자 준비해 온 “Dream is NO WHERE”가 쓰인 A4 지를 지원자들에게 보여주면서 무슨 뜻인지 해석해 보라고 질문을 하였다. 지원자들은 다소 쭈뼛거리며 꿈은 어디에도 없다…라는 직역을 한다.

L 면접관은 미국에서 전해오는 스토리라며, Dream is NO WHERE.라고 유언 쪽지를 남긴 아버지의 뜻에 따라, 큰 아들은 꿈은 어디에도 없다.라는 부정적인 신념으로 보통 이하의 삶을 살았다. 그러나, 작은 아들은 아버지의 유언은 띄어쓰기가 잘못되었다고 판단하고 Dream is NOW HERE.로 해석하였다. 그 결과 평생 꿈과 희망을 갖고 꾸준히 노력하여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펼치는 성공적인 인생을 살았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아울러, 오늘 소중한 시간이니 너무 긴장하지 말고 편하게 질문에 대답하라고 요청하면서 면접장의 분위기를 따뜻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어서 진행된 면접 질의에서도 지원자들의 입사지원서 내용을 충실히 파악하고 추가로 확인할 내용에 대하여 콕콕 집어서 질문을 해주었다.


필자가 지난 10여 년 동안 수백 차례 이상 면접을 진행하였지만, 오늘과 같이 긍정적인 측면에서 파격적인 면접관과 질문은 처음이었다. 개인적으로 바람직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약 3~4분간의 시간 투자로 면접관과 피면접자들 모두에게 긍정적인 정서를 높여 원만한 면접 진행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40분의 면접이 끝나고 마무리하면서 위원장으로서 오늘의 면접 결과를 떠나서, Dream is NOW HERE를 평생 기억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말로 첫 번째 순서의 면접을 마무리하였다. 


L 면접관은 다음 차례의 지원자들(5명 한 팀으로 다대다 면접 진행)에게는 대한민국의 대척점(우루과이)에 도달하는 시간에 대한 퀴즈와 "죽은 시인의 사회"의 "카르페 디엠", 존 고든의 “에너지 버스” 책에 나오는 긍정 에너지에 대한 명언 등으로 지원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다만, 인내심이 부족한 요즘 MZ 세대 지원자들은 면접관의 다소 생뚱맞은 이야기가 잔소리나 또는 지루한 이야기로 비치지 않았을까 약간의 우려도 있기는 하였다.


면접관과 지원자의 라포(rapport)를 형성하는 따뜻한 이야기와 더불어, 입사 지원자들의 왜곡되고 긴장된 모습이 아니라 평소와 가까운 모습과 태도를 볼 수 있는 공간과 자리배치 그리고 전체적으로 자유스러운 상황에서 면접을 진행한다면 현재의 틀에 박힌 무거운 형식으로 면접을 진행하는 것보다 (면접시험의 타당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확신한다. 물론, 비용과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공공기관 채용의 경우 30년 이상을 함께 근무할 직원을 뽑는 자리이고 지원자 개인도 30년 인생을 몸 담을 기업의 문화와 사람들을 이해하고 입사하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을 해보았다. 우선은 기존의 정형화된 공간과 배치라도 먼저 바꾸면 좋을 것 같다. 좀 더 편안한 의자와 공간, 원한다면 서서라도 면접을 진행하는 등 면접장과 진행의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 1인당 면접시간도 최소한 15분~30분 배당이 바람직하다는 면접 현장의 의견이 많다.

채용 전문 면접관의 수준을 높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채용 현장의 딱딱하고 수직적인 분위기 개선을 위한 노력이다. 최근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은 "공감채용 가이드북"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기존의 NCS 기반과 블라인드 채용 개념에 공정 채용 개념을 강화하여 "공감채용"으로 발전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아무쪼록, 지원자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면접 현장의 실질적인 변화도 기대해 본다.


사진: Unsplash의 Alexander Gr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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