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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문 면접관 Apr 16. 2024

초격차 조직의 인재 선발

피해야  할 사람부터 제거하라

2등이 아예 1등이 되고자 하는 의지마저 꺾어 놓을 만큼 큰 격차를 벌려 놓는 삼성전자의 “초격차” 경영전략을 소개한 권오현사장의 책을 우연한 기회에 보게 되었다. 공공기관의 인재를 선발하는 직업을 가진 전문 면접관으로서 초격차(2018, 쌤앤파커스) 책의 “인재 발굴” 부분의 내용을 편집 정리하고 나의 경험을 추가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책에서 인재 발굴 파트의 부재를 “피해야 할 사람부터 제거하라”로 강조한 것 때문에 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21세기는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의 눈부신 발전과 동시에 지구촌 기후 위기와 만연한 빈부 격차 등으로 다양한 가치 공존이 요구되는 시대이기에 자발적인 호기심을 통하여 다양성 발휘가 가능한 인재가 요구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예를 들어, 명문대학 출신의 학교 성적이 탁월한 엘리트 인재만을 고집하기보다는 인턴이나 아르바이트 등 직무 관련 경험이 많은 지방대학 출신이 더 나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한 달 전 즈음에 시가총액 2조 원 규모의 P게임회사 인사팀으로부터 채용 전문면접관이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인사팀장께 전문면접관을 초빙하게 된 이유를 물어보니 지난 수년 동안 거의 비슷한 성향의 인재들만 채용하고 있는 것을 스스로발견하여 다양한 직원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도 외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초격차” 책에서는 결혼을 위한 완벽한 배우자감을 만나기 어려운 것처럼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인재를 채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오히려 반드시 피해야 할 문제 직원을 규명하고 채용 시에 최대한 걸러내거나 제거하는 것이 효과적으로 인재를 찾는 기본이라고 강조한다. 이는 내가 채용 현장에서 만났던 수많은 인사관계자나 전문면접관들도 폭탄 직원으로 인한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저자는 조직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유형의 사람은 겸손하지 않고 무례한 사람과 남의 말을 경청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강조를 한다.

미국의 폭탄 직원(toxic employee) 전문가, C. 포래스 교수가 주장하는 폭탄 직원 가능성이 낮은 사람의 대표적 특성인 공손함(civility)과 일치한다. 그다음으로 피해야 할 인재는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사람이라고 강조한다. 폭탄 직원 가능성 있는 지원자를 피하기 위하여 인적성검사와 교차 검증 등을 강화해도 걸러내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하였고. 그래서 어떻게 선발할 것인가 보다 어떻게 양성할 것인가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내가 최근에 SNS에서 본 채용 관련 명언 중에는 교육을 통해 직원들을 개선시켜서 업무를 수행하게 하면 된다는 합리화는 잘못된 것이다.라고 주장하며 선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인사 전문가도 있었다. 교육을 통해서 문제가 해결되거나 개선되는 것은 한계가 있고 막대한 시간과 비용 투자가 필요할 수 있다.


요즘, 공공기관은 물론 대부분의 선도적인 기업에서는 인재 선발 과정 중에 신뢰도와 타당도가 가장 높은 면접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경험, 발표, 상황, 토론 등 다양한 면접도구를 활용하여 구조화된 면접을 운용하고 있다. 권오현 저자는 면접 현장에서 실패의 경험에 대한 질문의 중요성을 언급하였다. 실패 경험 그 자체보다는 실패의 종류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즉, 자기 주도적인 문제를 가지고 씨름을 한 것인지 또는 남이 시킨 일을 하다가 실패한 것인지 구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대학입시 낙방, 군대에서의 힘들었던 경험, 교환학생으로 외국에서 경험한 문화적 차이 등 시련보다는 자기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깨달았던 경험과 실패 사례가 더 가치 있고 우리에게 새로운 삶에 대한 태도를 제시해 준다는 것이다.


폭탄 직원 잠재력이 있는 직원을 완벽하게 걸러내는 방법은 없다는 전제하에 걸러내지 못한 폭탄 직원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과 성공 사례 공유도 필요하다.


폭탄제거 관련하여 내가 최근에 모 공공기관 면접에서 접한 성공사례를 소개한다. A는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고 저성과자로 판명되었고 개선의 의지도 별로 없는 문제 직원이었다. 인사팀에서는 2년 이상의 장기적이고 치밀한 계획하에 A 직원이 개선 또는 성장할 기회를 찾도록 유도하고 못 찾을 경우에 스스로 퇴사하도록 유도하거나 규정에 따라 조치하기로 결정하였다.


즉, 문제의 직원 A가 원하는 부서로 배치하고 업무에 적응하거나 업무성과 향상을 위하여 원하는 교육이나 회사의 지원 사항을 스스로 찾아내어 신청하라고 하고 그 교육이나 지원이 필요한 정당성이나 필요성을 분석하게 한다. 그리고, A가 요청한 교육이 확정되면 전문 강사를 회사로 초대하여 다른 직원들과 함께 교육받게 하여 A 직원에게 개선에 대한 동기 부여를 주거나 또는 타 교육생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적응력이 떨어질 경우 스스로 부족함을 자각하도록 한다.

A 직원관련한 모든 업무 지시와 회의 및 교육 결과에 대한 기록을 남긴다. 2~3번 정도 부서를 옮기면서 적응하도록 기회를 주고 적응에 실패 시 마이너스 인센티브(연봉 인하 등)를 주어 조직에 부적응자라는 것을 느껴 스스로 퇴사하게 하거나 또는 규정에 따라 사퇴를 유도한다. 당일 만난 모 공공기관의 직원에 따르면 그 조직의 회사 규정에는 하위 10%의 저 성과를 3회 연속 평가받게 되면 퇴직시킬 수 있는 규정이 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폭탄 직원 가능성이 있는 직원을 피하는 방법도 연구하고 사례를 분석하여 조직의 문화를 개선하고 성과 향상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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