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함에 대한 고찰
TV 프로그램 '알쓸신잡'에 출연했던 김상욱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몸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고, 또 그 원자는 우주가 사라지지 않는 한 영속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인간의 형태로는 영원할 수 없어도 내가 좋아했던 나무, 내가 좋아하는 책의 일부 혹은 지구를 떠나 저 하늘의 별이 될 수도 있다고.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이 이야기를 듣고 눈물이 났다. 아, 내가 사랑했던 이들은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까. 하늘의 구름이 되어 흘러가고 있을까. 가보고 싶다던 메카의 순례길 흙이 되었을까.
사람들은 흔히들 영원한 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람은 영원히 살 수 없으니, 무언가가 영원한지 아닌지 판단할 수 없다. 영원하지 않고서야 영원한 것을 알 수 없기에 영원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영원해본 자의 말이어야 한다. 흥미로운 아이러니다.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의 'Time'이라는 노래가 있다. 이 노래는 삶은 영원하지 않고 우리는 달려야 함을 말하고 있다. 원자가 영원하다 해도, 우리의 심장은 언젠가 박동을 멈출 것이고 우리의 입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때까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영원이 없는 영원 속에서 우리는 답이 나오지 않는 고민을 한다.
어찌 됐건 유한한 삶과 무한한 원자의 얽히고설킨 우리네 인생이 순탄치만은 않아도, 언젠가 가까워질 영원하고도 새로운 삶을 만끽할 준비를 하는 것이 좋겠다. 오늘은 사랑하는 이의 손을 붙잡고 영원을 약속하자. 온몸이 부서지고 뿔뿔이 흩어져도. 기억은 사라지고 흔적이 소멸된다 해도. 나는 그대의 영원이 되겠노라, 이렇게 속삭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