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의 꿈(8)

8. 귀항

by 이문웅


배는 천신만고 끝에 아무 이상 없이 귀항하고 있었다. 파도가 잦아들자 선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서로의 생사를 확인하고 있었다. 선장은 그 순간 확성기로 노래를 불렀다. “사나이... 우는 마음을... 그 누가 아랴...” 그런데 이상한 것은 베트남 선원들도 함께 부르고 있었다. 바람에 일렁이는 갈대의 순정! 마지막엔 “옥자야!”를 외쳤다.


“저거 겁나면 부르는 거여!” 선장은 산전수전 공중전을 겪은 베테랑이었지만, 큰 일을 겪고 나면 저 노래를 부른다. “온능 니도 따라 불러 잉...” 덕수도 뜨거운 마음으로 함께 따라 불렀다.


선장은 몸집이 큰 털보 선장이었다. 그의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진진했고, 선원들은 그의 바다 이야기를 밤새 듣고 싶어 했다. 선장이 전하는 이야기는 마치 바다의 깊이와 넓이를 담은 듯, 삶의 진정한 의미와 동료애를 일깨워주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만 배운 진리를 나누고자 했다.


“어렸을 적, 배에서 겪은 일 중 하나가 있어,” 선장이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때 큰 태풍을 만났는데, 그 태풍이 얼마나 무섭던지...” 그의 목소리에는 진지함이 담겨 있었고, 모든 선원들이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 덕수는 선장의 말에 깊이 빠져들며, 그가 겪은 고난과 경험이 자신에게도 닿기를 바랐다. 그는 바다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싶었다.


선장은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태풍이 휘몰아치던 그날, 우리는 모두 필사적으로 배를 지켰어야 했어. 배가 흔들리며 비명소리가 들리던 순간, 나는 동료들을 격려하며 ‘함께 이겨내자!’고 외쳤지. 우리는 서로의 눈빛을 보며 용기를 다졌어. 그런 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거야.”


덕수는 선장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의 내면에 있는 두려움과 불안을 떨쳐내려 했다. 그는 배가 항구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선장이 전하는 진정한 우정의 의미에 집중했다. 그들은 서로의 존재에 힘을 얻고 있었고, 그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 함께한 동료들과의 소중한 기억, 그리고 그 속에서 느낀 용기와 희망이 그의 마음속에 새겨졌다.


항구에는 폭풍 소식을 들은 가족과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초조한 마음으로 바다를 바라보며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남편과 아버지를 잃을까 두려워하는 아내들, 사랑하는 이를 걱정하며 하늘을 올려다보는 자녀들, 그리고 친구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이웃들이 모여 있었다. 지난 며칠 동안 파도가 세차게 치던 그들의 마음은 불안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들은 한 가족처럼 서로를 위로하며, 힘든 시기를 함께 견뎌왔다.


그러던 중, 저 멀리에서 배의 윤곽이 보이기 시작했다. 선장이 푸른 물결을 가르며 나타났고, 그의 얼굴에는 안도감이 가득했다. 그는 멀리서 아무 이상 없다는 기적의 소리를 내뿜으며 항구로 들어갔다. “모두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는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그의 외침은 항구에 모인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했다. 그 순간 모든 것이 잊혀지고, 오직 기쁨과 안도의 순간만이 남았다.


사람들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기쁨과 안도의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모두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웃음과 눈물이 뒤섞였다. 배가 항구에 닿자, 선장에게 달려오는 한 여인이 있었다.


“아빠! 괜찮으세요!” 그녀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선장은 뒤로 물러서며 “으...으... 왠 호들갑이여! 괜찮여....휴...”라고 말했다. 그의 말은 부드럽지만, 그의 표정과 모습에는 연신 생사의 순간을 지나온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 순간의 감정이 그에게도 깊이 스며들어 있었다.


순간 선장이 말했다. “가서 씻고, 다들 우리 집으로 모여 잉... 베트남 니들도 이이?” 베트남 선원들은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숙소로 돌아갔다.


잠시 후 덕수는 집에 도착해 완전히 녹초가 되었고 바로 잠이 들었다. 꿈속에서 그는 어릴 적 엄마, 아빠와 서울대공원에 놀러갔던 장면을 떠올렸다. 놀이기구를 타고 내려왔는데, 엄마, 아빠가 보이지 않았다. 그때 덕수는 끙끙거리며 엄마를 찾아 헤매고 있었다.


얼마나 그렇게 꿈속을 헤매고 다녔을까? 주변은 점점 어두워졌고, 그는 무언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한편으로는 두려움이 느껴졌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부모님을 찾기 위해 더 깊이 들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졌다. 덕수는 자신의 가슴이 뛰는 소리를 들으며, 그 소리에 이끌려 더욱 깊은 곳으로 향했다.


갑자기, 밖에서 누가 부르는 소리에 덕수는 깨어났다. 그 소리는 마치 누군가 자신을 부르고 있는 듯했다. 깨어나서 그는 조금 당황했지만, 곧 바람이 살랑이는 소리와 함께 실체 없는 존재들이 속삭이는 것 같았다. 그 순간, 그는 자신이 속했던 배와 동료들,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을 느꼈다. 그는 단순히 귀환한 것이 아니라, 더 큰 세계와의 연결을 느끼고 있었다.


“여기서, 내가 누구인지 잊지 말아야 해,” 덕수는 속으로 다짐하며 다시 눈을 감았다. 그는 꿈속에서라도 다시 가족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랐다. 가족과 친구들, 그들의 따뜻한 기억이 그의 마음을 감싸며 그를 안심시켰다. 그런 순간, 덕수는 이제야 진정한 의미의 안전함을 느끼며 평온한 마음으로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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