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의 꿈(14)

14. 덕수의 선박고시

by 이문웅

덕수는 결혼식을 앞두고 기쁨과 설렘으로 가득했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복잡한 감정이 얽혀 있었다. 그는 지혜에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기로 결심했다. “지혜야, 나 이제 곧 결혼하는데… 그런데, 배를 자격증도 없이 덜컥 물려받을 수는 없다고 생각해. 그래서… 나도 모르게 마음이 급해졌어. 앞으로 한동안 선박 자격증 시험에 올인해야 할 것 같아.”


지혜는 그의 진심 어린 고백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기수 삼촌은 그냥 며칠 공부하고 합격하던데…” 덕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의 마음속의 불안감이 불쑥 올라왔다. “아냐, 아냐… 이게 얼마나 어려운 시험인데.”

“아… 네… 그러세요.” 지혜는 덕수의 결심을 존중하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숨겨진 사실이 있었다. 사실, 지혜도 이미 선박 자격증을 가지고 있었다. 배를 물려주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선장은 지혜가 짝을 만나면 그 짝에게 배를 물려줄 마음이었던 것이다.


“그래요. 정성을 다해 지원해 드리겠습니다.” 지혜는 덕수의 의지를 칭찬하며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덕수는 지혜의 진심 어린 응원에 힘을 얻었지만, 마음속에서는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았다. 사실 덕수는 공부라면 아주 머리가 지끈지끈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기수는 자신이 공부했던 책을 가지고 덕수를 찾아왔다. 덕수 있냐? 덕수는 머리를 싸매고 고시 공부하듯 하고 있었다. 기수는 참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잉....그려. 고롷게 하다가 떨어지믄 욕 안먹을거 가텨? 열심히 허고 이 책에 내가 형광펜 쳐 놓은 것들은 시험 들어가기 바로 직전에 한 번 샤악 훑어봐. 알거지?


사험 날이 원제여?

다음 주 수요일인디요.

하여튼 내가 매일 체크해줄테니께 열심히 허고 있어. 알것지?

예 형님.

아...그라구...인자 형님은 좀 아닌거 아녀? 니 처될 사람이 삼촌이라 그러는디...잉?

아...예 삼촌.

나...간다이잉.....기수는 큰 헛기침을 남기고 돌아갔고 덕수는 뭔가 찝찝했지만 그냥 들어가서 공부를 했다.

한 밤중 꾸벅 졸다 깨다를 반복하며 공부를 하고 있을 때 지혜가 찾아왔다.

덕수씨 있어요?

덕수는 졸다가 침을 닦고는 어...어...지혜! 나 여깄어. 게슴츠레한 눈을 뜨며 밖으로 나온 덕수는 지혜를 보자 얼른 안으로 데리고 들어 갔다.


지혜는 덕수씨! 왜이래?

덕수가 말했다. 나 미치겠다. 우리 오늘 딱 한 번만하고 내일부터 열심히 공부하는 걸로 하자? 지혜는 참 어이없는 웃음을 띠며 그냥 샤워실로 갔다.


다음날부터 덕수는 진짜 젖먹던 힘까지 다해서 공부를 했고

드디어 발표일.

아침부터 안절부절하지 못하고 있었다.

9홉시가 되자 수험번호확인을 하려고 노트북 앞에 앉았다. 이미 지혜도 기수 삼촌도 함께 와서 덕수 뒤에 서 있었다. 로그인을 하고 합격자를 확인하는 순간 화면에 합격의 빵빠레가 울렸다. 드디어 덕수가 선박조종 자격증을 취득했다. 덕수는 가장 먼저 선장님께 전화 했다. 아버님! 저 합격했습니다. 선장은 전하ㅗ기 너머로 무척 기뻐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우리 사우 장하다. 우리 사우....

아버님! 제가 조금 있다가 지혜하고 찾아 뵙겠습니다.

잉...그려 그려...전화기 너머로 즐거워하시는 선장님, 아니 장인어른의 모습을 생각하니 덕수의 기분은 날아갈 듯 기뻤다.


이제 덕수 집에 있는 기수와 지혜가 함께 기뻐할 차례였다. 그 때 지혜는

“점수는 도대체 몇 점 맞은거야?” 하며 마우스로 점수를 클릭하는 순간 기수와 지혜는 박장대소를 하며 웃었다. 그 웃음은 그냥 웃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무시와 가소로움이 가득하게 내포되어 있는 조롱의 웃음 이었다. 턱걸이였다. 그는 딱 커트라인으로 꼴찌합격을 했던 것이다. 그들은 한참 동안 함께 웃으며 축하를 해주었다. 잠시후 옷을 갈아 입고 셋은 선장이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향했다. 선장은 누워있던 몸을 일으키며 이제 내가 갈 수 있겠다.


덕수는 아버님! 더 열심히 치료 받으시고 저와 다시 바다로 나가셔야죠?

선장은 덕수의 손을 꼬옥 잡고 지혜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혀. 사람은 다들 한 번 왔다 가능겨. 알것지?

덕수는 입술을 깨물며 선장의 뜻을 받겠다는 다짐을 했다.

선장은 바로 본론으로 들어 갔다.

인자 사우가 합격도 했고 허니

바로 동네 마을회관서 식 올리고 살어

알았제?


덕수는 일초도 지체하지 않고 네!라고 대답했다.

그 시간 적 타이밍에 그만 지혜가 웃었다.

옥자도 그 순수한 덕수가 정말 든든하고 마음에 들었다.

옥자가 말했다. 그러면 이번 주말 식 올리지 뭐? 괜찬겠지?

녜에...어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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