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내가 들풀이면 어때
알지요 그 맘,
나도 열심히 살았는데
내 두 손에만 아무것도 쥐어진 게 없는 기분.
사랑하는 이들 두 손 가득 들린 상들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싶은데,
내 초라한 빈 손만 바라보게 되는 기분.
내 곁에 있는 작은 들풀 하나에 감사하며 살다가,
작은 들풀 따위나 바라보고 있던 스스로를
자책하게 되는 마음.
아득히 앞서가는 누군가의 뒷모습을 보며
내가 서 있는 곳이 형편없게 느껴지고,
지난 나의 시간들이 패배한 것처럼 느껴지는 마음.
힘이 쑥 빠져
털썩 주저앉고 싶은 그 마음.
알아요 그 맘.
그 마음 저도 느끼고 있어요.
우리 잠시 주저앉죠 뭐,
같이 앉았다가,
툴툴 털고 다시 가요.
어쩌면 그들이 달려가느라 보지 못한
삶의 의미들을
우리가 발견할지도 모르잖아요.
한참동안을 눈을 비비고 찾지 않으면,
절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네 잎 클로버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