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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귀여운 여인 Jul 02. 2022

책 읽어주는 엄마 선생님

책 읽어주기 학부모 지원단 활동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한 후, 학부모가 학교에 가서 아이들에게 직접 책을 읽어주는 활동이 있다는 걸 알고 참 좋았습니다. 엄마 선생님이 책을 읽어주면 아이들이 책에 관심을 더 갖게 되고 더없이 푸근하고 행복한 시간이 될 것 같았지요. 사실 우리 집 삼 남매도 그 시간을 꽤 좋아했어요. 새 학기가 되어 책 읽어주기 지원 신청서를 가져올 때면 ‘참 의미 있는 일이다, 나도 잘할 수 있는데…….’라고 생각하며 늘 관심을 가졌답니다. 직장을 다녀서 아쉬움으로 남았지만요.  


  첫째부터 막내가 초등학교 3학년인 지금까지 15년 동안 여전히 자기 전에 책을 읽어주고 있는데요. 아이도, 저도 무척 좋아하는 시간이랍니다. 함께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아이와 대화를 많이 나누게 되는데 이보다 더 좋은 시간은 없지요. 부모와 소소한 비밀까지도 속닥속닥 나눌 수 있는 이런 친밀한 시간은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감 있게 자라 가도록 도와줍니다. 그러니 사수할 수밖에요.


"엄마가 학교 와서 책 읽어주면 좋겠다."

  

  막내에게 책을 읽어줄 때면 ‘엄마가 학교 와서 친구들한테도 책을 읽어주면 좋겠다.’라는 얘기를 여러 번 했어요. 이유를 물어보니 ‘엄마가 책을 재미있게 읽어주니까 친구들도 좋아할 것 같아서’라고 얘기하더군요. 나누고 싶어 하는 마음이 참 예쁘지요. 혹시나 일을 그만두면 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올해 기회가 되었습니다. 학교 사서 선생님께 사전 연수를 받고 아이들 만날 날을 앞두고 있는데, 막내도 달력을 보며 엄마가 책 읽어주러 오는 날을 그렇게 손꼽아 기다리더라고요.


  처음으로 책을 읽어주러 학교에 가던 날이 생생히 기억납니다. 눈 부신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싱그러운 5월의 어느 날이었어요. 긴장은 되었지만 가벼운 발걸음으로 학교를 향했지요. 막상 책을 읽어주러 가는 날이 되자 떨리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을 참 좋아하고, 책 읽어주는 걸 매우 좋아하지만, 많은 아이 앞이라 부담이 되었어요. 아이들이 어떤 책을 읽어주면 좋아할지 생각하며 한참 동안 책을 고르기도 했습니다.


  아이들과의 첫 만남에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집니다. 떨림도 잠시, 막내가 보내준 응원의 눈빛에 힘을 내어 책을 읽어주기 시작했어요. 아이들의 경청하는 자세와 반짝반짝 빛나는 눈이 어찌나 예쁘던지요. 아이 덕분에 이런 귀한 시간을 갖게 되어 오히려 감사했어요. 엄마를 자랑스러워하는 막내의 마음도 고맙습니다.


  아이의 바람대로 반 친구들에게 책을 읽어줄 수 있어서 무척 행복했답니다.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책 읽기에 흥미를 느끼면 참 좋겠습니다. 내 아이뿐 아니라 모든 아이가 책 읽기를 좋아하고 그 속에서 더 넓은 세상을 만나기를 바랍니다.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지요. 그런 의미에서 학부모의 책 읽어주기 활동은 매우 귀하다고 생각하는데요. 부모들의 세심한 관심으로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늘어가고 몸과 마음이 건강한 아이들로 자라 간다면, 분명 더 행복한 사회가 될 테니까요. 앞으로 교내 책 읽어주기 활동이 더욱 활성화되길 바랍니다.


  지금은 2학기에 책과 함께 아이들을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어요. 해맑게 활짝 웃는 아이들의 얼굴이 보고 싶은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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