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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서기 콜드체인 이야기

뜨거운 여름이 돌아오면 시작되는 클레임

by 다니엘

겨울이 다 지나고 봄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여름만 되면 발생했던 혹서기 콜드체인 관련 클레임이 떠오르는데요. 지난 뜨거웠던 혹서기 얘기를 해보려 합니다.

혹서기만 다가오면 고객의 아이스팩 관련 클레임이 증가합니다.

"아이스팩이 다 녹아서 왔다."
"아이스박스를 열어보니 냉기가 하나도 없다."
"이거 품질에 이상이 있는 것 아니냐?"

아이스팩은 녹습니다. 냉장고에 있어도 녹고 아이스박스 안에 있어도 녹습니다. 녹은 아이스팩을 본 고객은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제품의 품질을 믿을 수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습니다.

고객의 입장은 단순합니다. 아이스팩 좀 더 넣어서 더 차갑게 만들어서 보내면 되지 않냐는 겁니다. 하지만 고객들은 고온으로 인한 품질 저하의 발생에는 예민하지만 저온으로 인한 품질 저하에 대해서는 예민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상온 제품을 얼려서 온다거나 이런 극단적인 상황은 제외하고 말입니다.

회사에서 품질에는 이상 없다. 문제가 있는 것이 발견되면 교환해 주겠다. 얘기하더라도 클레임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고가 의약품에 사용되는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포장재를 사용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매년 연례행사처럼 발생하는 문제이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없습니다.

제품의 품질에 아무 이상이 없더라도 고객이 보기에 좋지 않다면 결국 품질 저하로 인한 교환과 동일한 절차 및 비용이 발생됩니다. 정말 억울한 일입니다. 아무래도 바이오 및 헬스케어 분야에서의 콜드체인 시스템의 성장으로 인해 고객들의 눈높이가 점점 상향 평준화되는 영향인 것 같습니다.

수백 수천만 원 심지어 그 이상을 호가하는 생물학적 제제와 몇천 원 대 우유나 야채에 동일한 콜드체인 시스템을 적용할 수 없는 것처럼 가격 대비 높은 수준의 품질 관리 시스템을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기업의 본질적인 목적인 이윤추구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높은 콜드체인 수준으로 제품의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지만 고객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콜드체인 "쇼"에도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창고 온도를 잘 유지하고 배송 차량의 온도를 실시간 트래킹 하며 포장 자재에 대한 벨리데이션으로 관리를 하더라도 아이스팩이 자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여 다 녹은 것을 고객이 본다면 결국 그 제품도 품질 불량 제품과 같이 처리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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