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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쥴줜맘 Feb 16. 2022

나의 첫 번째 독립

외톨이와 독립

독립이라 하면 가장 먼저 부모님에게서 벗어나 홀로 지내는 시기를 말하는  같아 결혼이 떠오른다. 그렇지만 결혼을 하고 나서 비로소! 본격적으로 진짜 독립을 원하게 되었다. 그렇다는 것은 결혼으로 말미암아 부모로부터 몸이 떨어져 나왔지만 살아가는 기준은 더욱 강하게 부모에게 가까워져 진정한 독립을 위한 준비는 되어있지 않았다는 .

이를테면 이랬다. 남편과 신혼집에 정수기를 들이기로 했다. 그때 엄마에게 전화부터 해보자는 것이 나의 태도였다. 또 주말에 시간이 나면 시어머님의 스케줄을 물어 함께 시간을 보내자는 것이 남편의 태도였다. 이런 의미에서 결혼은 독립의 과정이 아니라 가족의 확장의 과정에 가까웠다. 그리하여 우리 부부는 서로를 위한 선의의 독립투쟁이 시작되었다.


빚으로 시작한 부실한 신혼부부의 재정상태를 보다 못한 지인은 우리 부부에게 하루라도 빨리 경제개념을 확보라 하는 의미에서 신혼부부를 위한 재무설계를 권하였고  과정에서 가장의 미래를 위한 보험을 들어야 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는데 남편의 기존의 보험들이 납부자는 남편으로 되어있고 계약자와 보험금의 수령자는 시어머님으로 설정되어 있었다. 하여 보험금을 수령하기 위해서는 시어머님과 상의가 필요했고 보험 시에도 시어머님의 권리인 보험금을 전부 지급받지 못해 계약자와 보험금 수령인을 변경해야만 했다. 하지만 남편은 어머님께 말을 꺼내지 못했고 우리는 우리 가정을 위한 보험을 조정하지 못한  우리가 수령하고 변경할  있는 새로운 보험을 중복하여  수밖에 없었다. 어머님에게서 완전히 독립하지 못한 남편의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속상하긴 했지만 몰아붙일  없었기에 감수하고 넘어갔다.

시간이 지나 남편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여보, 만약에 당신이 어머님께 ‘이건 어머님이 제게 해주실 수 있는 일이라 생각되니 어머님이 기분 상하지 않고 보험계약자와 보험금 수령인을 배우자로 변경해 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면 당신은 성장한 거야. 그러니 그런 날이 온다면 스스로 죄책감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어.”


또 하루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나에게 평소에 서운함을 간혹 표현하시는 나의 엄마가 집에 찾아오셔서 말씀하셨다.

“그거 아니? 신서방은 너보다 엄마를 더 잘 알아. 그래서 내속으로 낳은 자식들보다 엄마가 좀 더 편하게 생각하는 게 있다.”라고…

나는 그런 엄마의 말씀이 사위에게 칭찬으로 들릴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날 우리 가족만 펜션 여행을 다녀오던 날 엄마가 애써 서운함을 감추시며 쓴웃음을 지으시는데 남편이 몸 둘 바를 몰라 전전긍긍하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남편은 내 엄마의 기대가 부담되었던 것이다. 나도 내 엄마에게서 독립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깊이 깨달았다.


서로 감정적으로나 상황적으로 구속되어 어느 순간부터 가족들만의 온기가 의무가 되어 서운함이 생겨나니 독립은 적당한 거리와 배려에서 가능하리라.

과연 독립이 내가 원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었던가? 그랬다면 이기적인 딸이 되고 이기적인 배우자가 되어 외톨이가 되었을 것 같다.

독립이란 내가 홀로 서기를 할 수 있도록 지지대가 되는 지반이 흔들림 없을 때 가능한 것이리라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아직도 그 독립은 현재 진행형이다. 순간순간 독립과 의존이 탄력적으로 이뤄지는 그때가 어른의 독립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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