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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용환 Dec 27. 2020

브런치가 무서웠다.

시작 15일, 조회수 17만명

우연히 발견한 브런치에 글을 남긴 지 2주라는 시간이 흘렀다. 나의 일상에 변화가 생겼다.


구독자 51명 그리고 조회수 17만 명이 넘어간다.

사실은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 브런치를 알고 나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남들 앞에서 옷을 벗기로 결심했다. 숨기고 싶은 이야기를 쓰기로 결심했다. 나의 약점이고 스스로 용서해야 하는 나의 아버지였다. 글을 쓰고 업로드를 하면서 부끄러움을 느꼈다.


꼭 누군가 손가락질을 할 것 같았다. 그래서 글을 한글에 쓰고 발행하기 전에 고민을 하는 시간이 늘었났다.


하지만 독자들은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안심했다. 생각했다. 올려도 되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계속 글을 썼다.

그러다가 욕심이 생겼다. 다른 주제로 글을 써보고 싶었다. 나를 브랜드화할 수 있는 상품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몇 가지 주제가 나왔다.


자신 있다고 생각하는 분야였다.  그리고 자랑하는 글을 올렸다. 투자분야였다. 우습지 않은가?

처음에 나의 깊은 내면 때문에 옷을 벗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벌거 벗은 옷에 비싼 시계와 좋은 신발을 걸치고 있는 꼴이었다. 왜냐하면 나도 괜찮은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거 같다.


덜 성숙한 인간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나는 조회수 17만 명이라는 이상한 상황을 맞이한다.

브런치에서 메시지가 계속 울렸다. 조회수가 1만을 돌파했습니다. 얼마 후에 2만을 그리고 조금 있다가 5만을 불과 하루에 8만을 돌파했다.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하루에 겨우 15명이 보던 나의 글을 수많이 본다는 것에 겁이 났다. 무슨 글이 이렇게 조회를 올리는 거지?


 나는 혹시나 나의 신상이 노출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을 하면서 잠시 잊고 있던 것을 기억했다. 옷을 벗고 있다는 것이었다. 부모의 잘못을 말하는 것은 불편하고

그래서 미친 듯이 확인했다. 다행히도 투자에 관해서 올린 글 하나가 조회수를 불러들이고 있던 것이다.


"부자는 중고차를 탄다"였다. 


다음 포털에 자동차 섹션에 메인으로 올라와 있었다. 그리고 그토록 달리지 않던 댓글이 달리는 메시지가 계속 오고 있었다. 아무런 생각 없이 들어갔다. 나의 글에 부정하는 사람들의 글이 70%를 넘어갔다.

순간 여러 감정이 내 속에 존재함을 느꼈다.

  첫 번째는 그들의 부정적인 댓글에 내가 상처 받고 있다는 것이었다. 표현의 자유가 침해당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짧은 글 속에서 나의 오류를 찾아서 꼬챙이로 찌르듯이 댓글을 남기는 사람들이 순간 미웠다.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37년을 살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내 의견을 나눈 적이 있는가? 생각해 보았다.

정답은 "없다"로 돌아왔다. 그러면서 중간중간 나를, 응원해주는 댓글도 확인했다.

꼭 내 가족 같다는 생각이 들만큼 고마웠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면서 포털에서 내 글이 내려왔다. 어떤 이들은 조회수가 올라가니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옮겨가기도 했다. 엄청나게 반감스러운 말을 한 것도 아니었다.


수많은 투자책의 유명한 저자들이 말한 내용 중에서 내가 실천하고 있는 내용을 쓴 것인데 사람들은 아마도 별거 없는 놈이 이런 말을 하니 화가 났던 거 같다. 며칠이 지나서 순수하게 나는 동생에게 이 사실을 말했다.


동생은 왜 이렇게 됐는지 한 번에 원인을 말해줬다.


"형, 그 글이 제목 때문에 자동차 섹션에 올라가니까 거기를 찾는 사람들은 좋은 차 사려고 하는 사람들인데 형은 사지 말라고 하니까, 성향이 맞지 않아서 몰매를 맞은 거네."


나는 생각했다. 내 동생 말이 꼭 맞았다. 그러면서 동생은 말했다.

 

"아마 재테크 섹션에 올라갔으면 별 반응도 못 보였을 거야. 왜냐면 다 형같이 생각하는 사람들만 거기에 있으니까."


이런 일들을 2주에 동안 경험하면서 나는 성정하고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표현의 자유를 실천했으니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법도 배워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글 쓰는 게 그냥 좋아서 쓴다.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말이 많은 사람은 실수를 하지만 입이 무거운 사람은 생각을 정리하는 능력이 있는 거 같다. 어린 시절부터 사회생활을 하면서 입으로 성하고 입으로 망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경험했다. 그렇기 때문에 표현을 가장 인간답게 하는 방법을 생각했고 그것은 글쓰기였다.

 

가장 성숙한 표현이고 인간만의 유일한 초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동물도 짓고 소리는 내기 때문이다.




작가의 첫 에세이 <보잘것없는사람> 링크

가족간의 화해와 사랑을 담은 책 입니다.

구독을 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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