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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용환 Jul 16. 2024

2024년도 세 번째 불합격 그럼에도 감사하다.

오늘 하루 시작은 아주 평범했다. 그렇지만 부담되는 날이었다. 이유는 오후에 산업기사와 기사 시험을 봐야 하기 때문이었다. 계획은 오전에 문제 정리를 하고 점심을 먹고 시험장에 가려고 했으나 역시 계획은 계획일 뿐이었다.


뭔가 해야 할 일이 생겨서 여기저기 전화하며 처리하다 보니 11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부랴부랴 시험장에 갔고, 근처에서 점심으로 라면을 먹었다.


산업기사 시험을 보기 시험장으로 입장했다. 기사만 이전에 두 번을 봤다. 떨어졌다. 뭐 워드도 10번 봐야 붙는 내가 기사를 2번 만에 붙을 거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산업기사와 기사를 동시에 접수했다. 나름 머리를 썼다.


결과는 둘 다 떨어졌다.


마지막 답안을 제출하고 가채점 결과를 확인하는 순간 그 정말 말로 표현하기 싫은 기분을 느꼈다. 언제나 글자는 내 머리에 머물지 않는다. 문제집이 너덜너덜 그리고 수많은 시간 모든 걸 뒤로 하고 공부했던 한 해 농사 이렇게 망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브런치북의 기획 의도대로 나는 감사하려고 한다.



올해 기사 시험 3번 접수해서 본 나에게 감사하다.


그동안의 충분한 경험으로 보통보다 한 참 떨어진다는 것을 알 텐데 미련한 내게 감사하다.

오늘 기사 시험은 혹시나 했다. 느낌이 그랬다. 하지만 역시나 '불합격'이었다.


게다가 과락도 있었다. 이제 올해 시험은 더 이상 없다. 24년 산업안전기사는 굿바이다.


부러운 종족들이 많다. 대단한 집중력으로 요령을 파고 들어서 단기간에 원하는 성과를 내는 그런 사람들.

나는 그들은 보통 사람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이랑 경쟁을 할 때는 몇 배는 더 시도해야 아주 근처에 도달할 수 있다. 그렇게 살아와서 익숙한데 마흔이 넘다 보니 지친다.


4시간 넘게 CBT 시험을 보고 왔더니 눈이 빠져 버릴 거 같다.


그래도 오늘은 내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안 그러면 알 될 거 같다.


그 누구도 모르니까 그 노력에 대해서 나라도 위로해 줘야겠다.


다행히도 내게는 내일 공부할 다른 자격증 시험이 남아있다.

머리 나쁘면 몸이 고생이라고 했는데 인정하기 싫지만 사실이다.


그래도 해보련다.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도움이 될 테니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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