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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승혁 Sep 22. 2021

하루는 너무나 짧다!

선택과 집중에 대하여


 어느 새 추석 연휴가 끝나간다. 당시에는 정말 쉴 새 없이 바빴는데, 지나고 보니 언제 시간이 이렇게 지났나?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무래도 요새 하고 싶은 일이 많다보니 그런가 보다. 전공 강의뿐만 아니라 여행과 생각 거리에 관한 글쓰기, 취재, 독서, 프로그래밍 공부(최근에는 해외 사이트 Coursera에서 Python 강의를 듣고 있다. 책도 자세하게 설명해주어 재밌게 학습하고 있다.) 등 다양한 것들을 하고 있다. 


글쓰기를 하다 보면 시간이 어느 새 훌쩍 지나있다. 글의 형식, 표현 기법, 순서, 어휘를 고민하다보면 세 네시간은 기본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시간은 같다. 우리는 연속적인 흐름으로 이어지는 시간이라는 개념을 여러 단위로 나누어 년, 월, 일이라는 시간적 분류 체계를 만들어냈다. 그 중에서 일에 속하는 하루는 24시간으로 구성되어있다. 

 24시간은 곧 1,440분이고, 86,400초이다. 이 글을 읽기 시작해 여기까지 읽은 당신이 이 글을 읽기 위해 투자해준 시간은 대략 20초 남짓일 것이다(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이처럼 지금 당장 이 때에도 시간은 계속해서 흐르고 있다. 


 인간은 평균적으로 24시간 중 8시간을 수면활동을 하며 보낸다. 1/3이라는 어마무시한 수치이다. 즉, 우리는 무려 인생의 3할 이상을 누워서 보내는 것이다!(우주에 다녀온 경험이 있다면, 일어서서 취침하였을 테니 그보다 적을 수도 있겠다) 벌써 3할을 써버렸다. 하지만 가혹한 운명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생명의 기초 대사를 위해 식사를 통한 영양분 섭취가 필수적이다. 아침, 점심, 저녁 세 끼를 먹을 경우 이동 시간, 요리 시간 등을 전체적으로 포함해 대략 3~4시간을 소모한다. 결국 사람에게 온전히 주어진 시간은 12시간이라는 절반의 하루뿐이다.


 이렇게 계산하고 보니 기다려 주지 않는 시간이라는 친구가 야속하기만 하다. 더 놀고 싶고, 더 쉬고 싶은데 오늘의 해야 할 일 리스트는 줄어들질 않는다. 정신 없이 일하다보니 어느 새 밤이다. 샤워를 끝내고 침대에 누우니 시침은 12시를 가리키고 있다. 사람이 어떻게 일만 하고 사나! 스스로에게 보상을 해줘야겠다고 생각한 당신은 이미 그 생각을 하기도 전에 유튜브 앱을 눌러 오늘의 알고리즘에 의해 선택받은 영상들 중 하나를 시청하고 있다. 역시 세상에서 고양이만큼 귀여운 동물은 없을 것이다. 나만 고양이가 없다는 한탄을 하며 추천해주는 다음 영상도 시청한다. 10분 정도 지났으니 오늘은 제 시간에 잠에 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시계를 본다. 시계는 2시를 가리키고 있다. 당신은 오늘도 제 시간에 자기라는 목표를 내일로 미루고 만다.


 이것저것 하다보면 하루는 쏜살같이 지나간다. 잠 자는 시간도 줄여보고, 밥 먹는 시간도 줄여보려고 온갖 시도를 해보지만 아마 성공하기 힘들 것이다. 인간으로서 생명활동에 필수적인 시간 소모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주어진 절반의 시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해야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난관이 따르겠지만, 사람은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거치며 개개인에게 맞는 시간의 효율적 사용법을 터득하게 된다. 이에 대한 정답은 없다. 하지만, 그러한 방법을 찾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 본인이 터득한 원칙을 적어본다.



-1. 목표를 분류하고 우선 순위를 정한 뒤 그에 따른 시간을 할당한다. 


 모든 날에는 그날에 반드시 마무리해야하는 일들이 있다. 데드라인이 임박했거나, 그날인 일이 있을 경우, 최우선 처리순위로 두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기준을 세워 우선 순위를 정한 뒤, 본인이 생각하기에 이 정도의 시간이면 된다고 생각하는 시간을 할당한다. 이 부분에서 중요한 것은, 12시간 중 여유 시간을 남겨두는 것이다. 이후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모르기 때문이다. 갑자기 새로운 일이 추가되거나, 여러 문제로 그 일을 당장 진행할 수 없거나, 본인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소모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이런 문제는 자주 발생한다.


 군대 전략에서는, 1선에서 전투를 담당하는 사단 후방에 예비 사단을 남겨둔다. 전략의 달인들인 역사적인 명장들조차 그러하다. 전투는 불확실성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위 지도는 1944-06-06 Operation Overlord 당시 서부전선 독일군의 배치도이다. 보면 알겠지만 2, 21 기갑 사단, 12, 1 SS 기갑 사단 등 막강한 전투력을 가진 사단들이 후방에 배치되어 있다. 연합군이 상륙하였을 때 사단이 전부 전방에 배치되어 있다면 전선의 일부가 돌파당했을 때 신속히 지원하거나, 후방에 공수낙하하여 침투한 공정사단을 저지할 수 없다. 일종의 Plan B를 위한 보험인 것이다(실제로 이 후방 사단들이 신속히 움직이지 못하여 해변에 안정적으로 상륙한 연합군이 교두보를 마련, 내륙으로 진격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대해선 나중에 글을 써 보아야겠다). 이처럼 유사시 활용할 수 있는 예비 시간을 확보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2. 가치 없는 시간 소모를 줄인다.


  목적 없이 시간을 보내버리는 행위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Killing-Time 행위같은 것들을 말한다. 그것이 자신의 에너지 충전과 휴식을 위한 행위라면 오히려 필요하다. 그러나, 해야 하고, 하고 싶은 일들이 존재함에도 불구, 유튜브를 시청하거나 오락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면 나중에 후회할 가능성이 크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것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을 잘 저울질하여 지금 수행할 당장의 일을 선택하고 집중하도록 하자.

*이는 유튜브와 게임이 부정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본인은 유튜브와 게임 등 각종 E-컨텐츠가 사람에게 떼어놓을 수 없는 부분이 되었다고 생각하며, 이에 매우 긍정적이다. 본인도 게임을 매우 즐겨하고, 어떤 게임은 1천 시간 이상 한 경우도 존재한다. 휴식과 만족감을 선사하며, 자아실현의 수단이 되기도 하는 게임과 유튜브는 시간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어떤 시간에 어떤 일을 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으나, 그 보낸 시간에 대해 져야 할 책임도 있는 것이다. 이것은 개개인의 인생의 매 순간, 그 순간들의 전체에 대한 책임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인생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것은, 어쩌면 자기 인생의 주인으로서 산다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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