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동파蘇東坡 시, ‘배꽃에 부쳐’의 버들개지 유서柳絮

by 경인

배꽃 담백淡白한데 버들잎 짙푸르다

버들개지 흩날리고 꽃은 만발滿發하고

난간欄干엔 서러운듯 하얀 꽃송이

보고 지고 몇해나 보낼 것인가


梨花淡白柳深青

柳絮飛時花滿城

惆悵東欄一株雪

人生看得幾清明


소동파蘇東坡(1036~1101)의 시 ‘배꽃에 부쳐 (東欄梨花)’이다. <중국시집>에서 장만영 선생 번역으로 읽었다.* 배꽃이 필 무렵 버들 잎새는 푸르름이 짙어지고, 버들개지 유서柳絮가 날린다고 했다. 버들개지는 버들강아지라고도 하고, 현재 우리는 버들강아지를 봄의 전령사로 이른봄 갯버들이나 키버들 등 버들 류의 꽃을 지칭한다. 하지만 옛날에 버들개지는 소동파의 이 시에서 묘사했듯이 배꽃이 필무렵 하이얀 솜털을 달고 휘날리는 버들의 열매, 씨앗이다. 즉 버들 류의 꽃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옛사람들이 이 버들개지를 보고 꽃으로 비유하여 유화柳花라고도 혼용했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가 버들강아지를 갯버들 류의 꽃으로 쓰게 된 듯하다. 이 내용은 작년 초, “버들개지, 버들강아지는 버드나무 꽃일까 열매일까? - 유서柳絮와 유화柳花”라는 제목으로 <향토문화의사랑방 안동, 2024년 1/2월호>에 실은 글에 자세하다.**


버들개지-유서-20240501-물향기수목원.jpg 바람에 날려 물에 떨어진 버들개지 유서柳絮 (20240501 오산 물향기수목원)


다소 따분한 이야기를 늘어놓았지만, 이 시를 읊으매, 인생무상을 느낀다. 우리 삶에서 몇 번이나 배꽃을 감상할 것인가? 몇해 전 천안의 배나무 과수원에서 난만한 꽃을 감상한 것이 내 인생의 호시절이었구나!


배꽃-20220417-천안 (3).jpg 이화李花, 배꽃이 만발한 배나무 과수원 풍경 (2022.4.17 천안)

(2025.1.12)


* 張萬榮 編, 中國詩集 - 世界抒情詩選, 正陽社, 1954, pp.114

**버들개지, 버들강아지는 버드나무 꽃일까 열매일까? 유서柳絮와 유화柳花 <향토문화의사랑방 안동, 2024년 1/2월호> https://brunch.co.kr/@783b51b7172c4fe/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