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이영 Jul 18. 2023

독일에서 비건 생활


삼시 세 끼를 스스로 챙겨야 한다는 일은 꽤나 어른스러운 일이란 생각이 든다.

직접 가격과 영양을 따져가며 장을 봐야 하고, 적당한 조리를 거쳐 적당한 시간 때에 매일 스스로 식사를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평생 엄마와 할머니가 해준 밥을 먹었고, 급식과 학식을 먹었는데 잘할 수 있을지. 남들 다 하는 자취생활이 나에게는 여러 가지로 도전이었다.


다행히 요리하는 걸 좋아해서 베이킹을 하거나, 반찬을 만들어 놓기도 하고 국 끓여서 나눠놓기도 한다. 독일어를 배울 겸 요리유튜브도 자주 보고 있는데 독일 사람들은 정말 감자를 좋아한다. 감자 종류도 많고 감자요리도 참 많음





첫 자취 생활을 시작하며 나의 포부는 건강하게 먹는 일이었다.

독일로 오기 반년 전부터 코로나에 걸려 고생하고, 면역력도 많이 떨어져 안면마비로 고생했기 때문이다. 


평생에 그렇게 아파본 것은 처음이라,  아픔을 겪고 나니 언제든 아플 수 있는 몸뚱이를,, 인정하고 스스로를 잘 돌보아 주기로 결심했다.


다행히도 과일과 채소를 비롯해서 전반적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저렴한 독일에서 다양하게 요리를 해 먹을 수 있었다.


토마토와 감자 종류가 수가지로 다양해서 매일 다른 모양 골라먹는 재미도 있고,,

놀러 갈 겸 산책 겸 주변에 걸어갈 수 있는 마트가 세 군데라 심심하면 장을 보러 나간다.






그러면서 느꼈던 점은 정말 비건 음식이 많다는 것이다.



소스는 당연하고 디저트나 고기, 냉동식품도 비건코너가 따로 있고 종류가 정말 많아서 신기했다.

어디선가 주워들은 말이라 정확한 팩트체크는 안 했지만, 독일에서 비건을 지향하는 인구가 44% 정도로 굉장히 많은 나라다. 그러니 모든 음식점에는 비건 메뉴가 기본으로 꼭 있기도 하고 한국보다 선택지가 많은 것은 확실하다. 


한국에서는 비건이라는 말을 듣기도 쉽지 않은데, 여기서는 꽤 자주 보이는 단어인 듯


사실 의도치 않게 비건 음식을 사 먹었는데 치즈와 고기는 내 취향이 아니었음

맛이 참 묘해서,, 비건을 하고자 한다면 그냥 안 먹는 게 낫겠다. 그것 말고도 정말 맛있는 게 많은 곳이라. ㅎㅎ




사실 나는 비건은 아니다. 그냥 야채와 과일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

우유와 치즈를 너무 좋아해서 미니비건(?) 정도가 되겠다.



아침마다 와구와구 먹는 샐러드를 좋아하고, 매일같이 고기 먹으면 느끼하고 몸이 무거우니 일주일에 한두 번만 먹고.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이 우연히 고기가 필요 없는 음식이기도 하고


버섯, 고구마, 만두, 파스타에 정말 환장함


그리고 생각해 보면 한식만큼 채식이 쉬운 요리가 없음

한국의 다양한 찌개 종류에 고기 안 넣어도 충분히 맛있는 찌개를 만들 수 있고, 나물 무침도 그렇고.



이런 방법이든 저런 방법이든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와 동물권의 인식 변화 등으로 비건을 한 번 해보자는 움직임이 많아지는 것 같다.




이런 움직임이라면 완전한 채식주의자는 못하더라도, 다 같이 의식적으로 과한 고기 소비를 줄일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 싶다.




우유와 치즈 계란은 포기 못하는 나도 일주일에 몇 번은 정해두고 채식을 시도하는 것처럼 생각보다 별 것 아닌 일이다.


아무튼 건강하기만 하면 되니까!









작가의 이전글 냅다 버리는 미니멀라이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