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많은 가정에서 하고 있는 거실 서재화와 책 육아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저희 집도 큰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책 육아를 시작하게 되었고, 책 육아의 많은 장점들이 내면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로 자라고 있답니다. 택이네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TV에서 방영된 SBS 스페셜 " 내 아이 어디서 키울까? 공간의 힘"과 "거실 공부의 마법" 책 이야기를 해볼게요.
2019년도에 방영한 SBS 스페셜 내 아이 어디서 키울까?, #2부, 공간의 힘 중에서 담아와 봤습니다.
방송을 보신 분들도 계시고 아직 못 보신 분들도 계실 텐데 이 방송과 함께 <거실 공부의 마법/오가와 다이스케> 책이 히트를 치면서 한국에도 거실 서재화로 책 육아하시는 분들이 많이는 거 같아요.
거실 공부의 마법(오가와 다이스케) 책은 예전에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어보았던 책인데 한 번쯤 읽어보시면 도움 될만한 팁들이 많이 있어요.
7살, 9살 형제를 키우는 집 거실 풍경
1. 언제부터 거실 서재화를 했나?
사실 저희 집 식구들은 티브이 보는 것을 안 좋아해요. 그래서 더 거실 서재 화가 자연스러웠을 수도 있어요.
남편과 저는 드라마나 예능은 잘 안 보고 가끔가다 둘이 영화 다운로드해 보는 정도로 티브이를 봐요. 신혼 때는 제가 야구를 좋아해서 티브이로 거의 야구를 매일매일 봤었는데 그것도 아이 낳고는 안 보게 되더라고요.
신혼시절 첫째가 태어나서 1년은 남편이 박사과정이라 학교의 15평 기혼자 아파트에 살았었어요. 방 2개에 거실 겸 주방이 있는 아주 작은 집이었죠. 방 하나는 침실로 쓰고 다른 방 하나에는 바닥에 매트를 깔고 책장 하나와 장난감 몇 개가 전부였던 방이에요. 티브이는 이방에 있었는데 야구 보는 용도로 쓰다가 그마저도 아이가 태어나고는 안 보게 됩니다.
2014년도에 복직을 위해 지금 집으로 이사를 왔고 항상 거실에는 티브이가 없었어요. 작은방에 넣어두고는 보고 싶을 때(주로 아이들이 잠든 이후) 가서 보았는데 그마저도 둘째 낳고는 혼자 둘을 재우다가 같이 자는 일이 다반사여서 티브이와는 점점 더 멀어지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아이들 티브이 노출을 안 하게 되는 효과도 얻었어요. 실제로 첫째는 영어 노출을 위해 5살에 우리 집에서 처음으로 티브이를 보게 됩니다. 그전까지는 할머니 댁에 놀러 가면 만화가 나오는 도구였는데 5살에 영어 노출을 DVD로 시작하면서 티브이가 집에서도 나오는구나! 를 알게 된 거죠.ㅎㅎ
남들은 티브이를 안 보여주고 키우면 유난스럽다고 이야기할지 몰라도, 이렇게 부부가 티브이를 좋아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티브이를 안 보는 집도 있답니다.
2. 현재 거실의 모습은?
저희 집 거실은 이런 모습이에요.
3*5 책장 2개의 가장 위쪽은 제 책과 앨범, 아이들 작품집이 있어요. 엄마 책은 꽂을 데가 없어서 두 줄로도 넣어놓고, 다른 곳에도 있고 방학맞이 정리를 한번 해야 할 거 같아요.
위에서 두세 번째 줄은 아이들 한글 책을 주로 꽂아두고, 네 번째 다섯 번째 줄은 영어 그림책과 챕터북을 꽂아두어요.
사실 이것 말고도 책이 박스에 담겨 아이들 방과 서재 방 수납장에 들어있고, 아이들 방에도 책장이 하나 더 있긴 합니다. 주기적으로 한참 봤던 책들은 넣어두고 안 봤던 책을 꺼내놓고, 더 이상 안 보는 책은 조카에게 주기도 하고 그렇게 정리 및 유지를 하고 있어요.
베란다 창문을 바라보며 6인용 테이블을 놓아서 셋이 함께 공부할 때,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할 때 만들기 할 때 주로 사용을 하고 책장 맞은편으로 소파가 있는 구조예요.
책상 위에는 연필꽂이와 작은 책상용 책꽂이에 아이들이 요즘 하는 문제집들과 공책들이 꽂혀있고, 작은 박스 안에는 칠교와 펜토미노 등 교구와 연필깎이가 들어 있어요.
3. 영어 영상 노출을 위해 TV는 어떻게 보지?
지금 저희가 살고 있는 집은 방이 3개예요. 부부 침실, 아이들 침실, 남편의 서재 겸 티브이 방으로 사용 중이고 아이들은 티브이 방에서 영어 영상을 보고 나왔어요. 작년에 코로나로 인해 남편과 제가 재택근무를 하면서 티브이를 거실 바닥에 빼주고 보여주었지만 주로 티브이가 필요하면 빼오고 아니면 서재 방에 넣어 놓고 그랬답니다. 첫째 5살, 둘째 3살(두 돌 전)에 영어 영상을 위해 티브이를 오픈했고, 3년 정도는 DVD 구입 및 대여로 보여주었으며 작년 봄 즈음 넷플릭스와 리틀팍스를 신청해서 영어 영상 노출을 해주고 있어요.
하루 최대 2시간을 넘지 않는 선에서 영상을 노출해 주고 있고 아이들과 미리 분량 및 시간을 약속하고 보여주기 때문에 실랑이할 일이 없어요. 거실 바닥에 티브이가 나와 있을 때에도 아이들은 티브이를 의식하지 않고 본인들의 놀이와 공부를 하기 때문에 저도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답니다.
4. 거실 서재화는 책 육아에 도움이 되나?
저는 일정 부분은 도움이 된다고 봐요.
왜냐하면 아이들이 미디어에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시간이 많이 줄고, 자연스럽게 둘이서 하고 싶은 것들 하며 노는 시간이 늘기 때문이에요. 친정이나 시댁에 가면 티브이를 하루 종일 켜 놓으시는데 저는 그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제가 끄거든요.
아이들이나 제가 소음에 노출되지 않고 차분하게 각자의 일을 하게 되는 게 거실 서재화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어렸을 때부터 각자 원하는 책도 빼서 읽고, 하고 싶은 일도 하고, 둘이 때로는 함께 놀이를 만들어가며 놀기도 하고요, 조용히 독서를 즐길 수도 있고요.
하지만 무턱대고 티브이를 없애기보다는 가정의 상황에 맞게 조율을 하시고, 아이들에게 미디어 사용에 대한 통제나 규제가 아닌 규율을 만들고 함께 지켜나가는 것도 유의미하다고 생각해요.
5. 자연스럽게 공부를 일상으로 가져오기
SBS 스페셜을 본 이후 제가 마지막에 넣은 사진의 자막처럼 "자연스럽게 공부를 일상으로 가져오기"가 어느덧 저희 집에서는 자리 잡고 있어요. 사실 거실에 6인용 테이블을 산 건 2019년 여름이었고 영상은 2019년 11월에 방영된 것인데 우연하게도 맞아떨어지게 된 거죠 ㅎㅎ
줄곧 식탁에서 아이들과 함께 공부, 가베, 칠교 등 교구 수업, 미술 놀이를 하다 보니 제가 밥때 돼서 하던 일을 다 치우고 밥을 차리고 다시 시작하는 게 참 번거롭더라고요.
그래서 남편이랑 이야기해서 거실에 테이블을 하나 더 놓게 되었답니다.
언제든지 아이들과 함께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새로 생기니 엄청 편해요.
저는 식탁에서 아이들의 등을 보며 제 할 일을 하거나 책을 보거나 컴퓨터 작업을 하고, 아이들은 각자의 의자에 앉아서 그날 할 일을 하고 동생은 형이나 엄마한테 물어보고, 첫째는 저에게 물어보러 오는 일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밥때 되면 식탁에 밥을 차려 먹으니 치워야 하는 불편함도 없고요.
남편은 서재 방에서 주로 컴퓨터로 일을 하는데 종종 식탁이나 소파에서 함께 하기도 해요.
그냥 이렇게 서로서로 공부하는 모습, 책 읽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집안 분위기로 자리를 잡았어요.
그래서 아이들도 공부는 어른이나 아이나 누구나 하는 거라고 일찍부터 인식을 하고 있고, 티브이를 보여달라고 조르거나 떼를 쓰지 않아요. 불필요한 소음 없이 각자 또는 같이 놀며 공부하며 그렇게 살고 있답니다.
책 육아를 이제 막 시작하려는 분들도 계실 테고, 지금까지 해오던 독서습관을 다시 잡아 보려고 하시는 분들도 있으실 테고 베테랑 책 육아와 거실 서재화를 이미 하고 계신 분들도 있으실 거예요.
거실 서재화와 책 육아에서 그치지 말고 조금 한 발자국 더 나아가
거실 학습, 공부를 자연스럽게 일상으로 가져오는 부분도 함께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오늘도 시간 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