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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접시 Feb 25. 2021

여덟번째 접시

엄마, 그게 아니야

그 주는 내가 많이 지쳐있던 주였다. 엄마에게 짜증을 내지못해 꾹 입을 다물고 말수가 줄었던 나를, 엄마는 은근히 눈치를 보고있었다. 내가 일곱번째를 올리는 그시점, 나는 결국 엄마앞에서 엉엉 울며 속내를 내비췄다. 미안해.미안해, 벌써 힘들다고 해서 미안해. 엄마는 그때 내게 이 이야기를 해주었다. 무슨말을 해야할지 한참을 주저하다가 겨우 꺼내든 말은 자신이 짐이 된 것같아 미안한감정을 함께 들고있는 말이었다. 엄마는 말을 하며 눈물을 흘렸고, 나는 더 힘들었다. 내가 조금이라도 숨통을 틀곳이 필요해서 감정일기에 털어놓았던건데, 그리고 여느때처럼 그냥 엄마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던건데. 엄마에게 또 한번 슬픔을 쥐어준 것과 같았다.

참으로, 나는 못난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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