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려내 먹는 구름

시조

by 도라해


언제나 상한 구름은 도려내 먹는 거다

싱싱한 구름모양 손 위에 없는 거야

한 번은 당신의 손을 거쳐야만 나의 입에 향내가


원래의 모양대로 칼날을 대지 않는

구름을 먹고 싶다 욕심은 좀먹는다

벌레가 숨을 들이기 전의 구름을 꿈꾸는 것


구멍 속 벌레에겐 최상의 것이었는데

벌레가 택해버린 최선은 떨이로 떨어진다

떨이의 세계에서는 구름에게 가혹해


지나간 자국들은 흔적 없이 거두도록

땅 속에 처박혀도 그대로 두는 것이

만족한 입속에서는 살아있는 벌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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