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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멘탈리스트 Nov 16. 2023

주인이 아닌데 어떻게 주인의식을 가져요?

회사의 주인은 내가 아니지만, 월급의 주인은 나니까 

 "주인이 아닌데 어떻게 주인의식을 가져요?"라는 이야기를 흔히들 많이 이야기한다. 합리적인 질문이다. 회사를 운영하는 대표나 자영업자는 자신의 인생을 건다는 각오로 일에 임하는 일이 당연해 보인다. 열심히 하는 만큼 고스란히 자신의 부나 재산상태와 연동되니까. 그렇다면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갖는 것은 정말로 불가능한 일이기만 할까?  

 직원들에게 회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 승진을 하고, 어쩌면 지분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꿈만 같은 이야기다. 대표가 진심으로 하는 이야기 일지라도 직원들에게 그런 이야기는 너무나 멀게만 느껴질뿐더러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당장의 카드값, 찍히는 월급, 맛있는 음식과 휴일의 여유가 훨씬 중요하다. 



중소기업을 운영하시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회사운영에서 가장 어렵고 중요한 일로 인력관리를 꼽는다. 중소기업의 제한적인 예산으로 채용을 해야 하고, 채용한 인원이 여러 포지션을 커버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직원과 회사 서로 간의 기대치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직원들은 직원들대로 불만이 생긴다. 

 "내가 이 돈 받으면서 그것까지 해야 해?", "돈 더 주면 나도 당연히 하지!"라고 말한다. 하지만 대표들의 입장은 다르다. 사실 작은 기업의 대표들에게 당연히 한 달에 50만 원, 100만 원은 큰돈이다. 그렇지만 작은 기업들의 대표에게 가장 간절한 것은 정말로 회사입장에서, 좀 더 솔직하게는 대표입장에서 생각해 주고 궂은일을 묵묵히 맡아주는 직원이다. 그런 직원에게 사실 100만 원, 심지어 200만 원 더 주는 것도 기꺼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다만 처음부터 그 돈을 줄 테니 열심히 해달라 하는 것은 이미 대표들은 경험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안다. 


예를 들어, 월 급여가 300만 원인 직원에게 대표가 먼저 400만 원으로 인상해 줄 테니 더 열심히 해달라고 한다고 가정해 보자. '아 열심히 하면 더 많은 것을 누릴 수 있겠구나'하고 가능성을 느끼고 완전히 달라지는 직원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인정받는 기분으로 더욱 의욕 넘치게 일을 하게 되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아니 그렇지 않다기보단, 그 마음이 오래가지 못한다. 처음에는 먼저 챙겨주는 것이 너무 고맙게 느껴진다. 그리고 나름 열심히 일에 임하게 된다. 그러나 몇 개월이 지나면 원래 자신의 급여가, 자신의 능력이, 몸값이 그 정도 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게 된다. 생각하게 된다기보다 익숙해진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급여 인상을 요구하게 되고, 기존에 인상폭을 생각해서 더 많은 요구를 하게 된다. 근로자의 입장에서는 당연하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직원이 일정기간 동안 듬직한 모습을 보여주면 자연스레 그 직원에 대한 업무 집중도나 의존도가 올라간다. 작은 회사일 수록 더 그렇다. 열심히 하는 직원은 쉽게 눈에 띌 수밖에 없고, 업무가 몰릴 수밖에 없다. 대표가 그 직원에게 의지하게 되는 순간 자연스레 그 직원의 몸값은 올라간다. 단언컨대 회사에게 있어서는 업무적으로 도움이 되는 직원의 퇴사만큼 두려운 것은 없다. 


직원의 입장에서 300만 원 원 받던 직원이 400만 원을 받게 되면 급여의 30%가 넘게 인상이 되는 드라마틱한 일이지만, 대표가 정말 의지하는 직원이라면 대표에게 100만 원(혹은 그 이상이라 할지라도)은 그렇게 큰돈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물론 모든 직원들이 그렇다면 곤란할 것 같지만,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실제로 모든 직원들이 같은 마음으로 열심히 해주기가 어렵기도 하고, 혹여 그렇게 최선을 다해서 일해준다면 회사가 반드시 성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엄청난 희생을 하라, 회사에만 전념하라는 이야기가 결코 아니다. 출근해서 주위 동료들을 한번 둘러보자. 내 옆자리의 과장님보다, 대리님보다 회사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분명히 들 것이다. 그것도 꽤 수월해 보일 것이다. 일상에 조금의 의욕을 보태는 것만으로도 꽤 큰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 생각보다 훨씬 빠르고 가까운 미래에 말이다. 그렇게 당장 내가 누릴 수 있는 파이를 늘리는 것.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은 그만큼이다. 나의 수입을 늘리고, 누릴 수 있는 복지를 늘리는 것. 이것만으로도 주인의식을 가질 충분한 동기부여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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