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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 Candy Mar 30. 2024

혁신적인 청소방법

* 게으른 사람들을 위한 청소방법입니다

* 이론적 검토는 완료했으나, 경험적 증명은 되지 않은 방법입니다

* 너무 진지하게 보진 말아주세요


"이걸 또 언제 치워"


분명 몇 주 전에 방 청소를 깔끔하게 마쳤는데, 어느샌가 질서를 잃어버린(..) 방을 보고 한숨이 나왔습니다.

방은 주기적으로 더러워지고, 청소는 귀찮습니다. 여기서 혁신적인 청소방법을 하나 제시합니다!


결론부터 바로 말씀드리면, 다음의 두 원칙만 지키시면 됩니다.


1. 절대로 현재 상태보다 악화시키지 않는다.

2. 아주 미세하게, 아주 조금씩, 틈이 날 때마다 물건을 제자리로 옮긴다.


이해를 위해 실제 저의 책상을 예시로 설명드리겠습니다. 

방금 찍었습니다. 

방 전체를 대상으로 해야 하지만, 설명의 편의를 위해 사진에 담긴 책상만을 청소 대상으로 한정해 보겠습니다.  먼저 빨간 동그라미로 표시한 부분들이 [재배치] 혹은 [버리기]가 필요한 곳들입니다. 가장 핵심은, 여기서 더 지저분한 상태로 가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절대로 더 지저분해지면 안됩니다. 


먼저 [재배치]의 경우, 어떤 사유로 그 물건을 사용하게 되었을 때, 사용하고 나서 제자리에 가져다 주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사진 가장 좌측의 컬링 에센스를 아침에 발랐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 순간! 사용한 김에 내려놓을 때 올바른 위치에 두면 됩니다. 이 '사용한 김에'가 매우 핵심입니다. 청소라는 부담감으로부터 멀어져야 합니다. 


좌측으로부터 세 번째 빨간 동그라미로 표시한 것은 타블렛 펜인데요, 화상 수업을 진행할 때 씁니다. 이제 아시겠죠? 다음 화상수업 때 저걸 사용하고 나서, 드르륵 서랍을 열어서 거기에 두면 됩니다. 그러면 아주 미세하지만 깨끗해집니다. 


다음으로 [버리기]가 필요한 것들은, 기분 좋을 때 1개를 추천합니다. 스프라이트 캔, 다 마신 아메리카노 용기, 맨 우측의 알 수 없는 고지서 등은 방 안 어딘가에 새로이 배치되어야 할 존재들이 아닙니다. 이것들은 쓰레기통으로 직행해야 합니다. 쓸모없는 것들이므로 [재배치]처럼 언젠가 쓸 일이 없습니다. 따라서 기분 좋을 때마다 하나씩 삭제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아 애초에 기분 좋은데 쓰레기도 하나 사라져서 기분이 더좋네?"가 가능합니다. 


이를 [엔트로피 청소법] 으로 명명합니다. 


공간의 엔트로피(무질서도)를 유지한다는 마음가짐만 가지고 편안하게 생활하시면서,

틈날 때(중요) 물건들을 올바른 위치에 가져다 두고, 버리면서 조금씩 천천히 엔트로피를 줄이는 것입니다. 


이 청소법은 결국....


'대청소의 엄청난 귀찮음' 을 아주 잘게 쪼개서 '거의 느낄 수 없는 귀찮음' 여러 묶음으로 나누는 것


입니다..


청소의 귀찮음과 고통을 아주 잘게 나누어서 겪는 것입니다..


게다가 1번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물건을 제자리에 두는 습관' 도 생깁니다. 이 방법을 통해 방 안의 엔트로피가 최소화되면(청소가 끝나면), 1. 절대로 현재 상태보다 악화시키지 않는다. 원칙만 평생 지키시면 됩니다. 그러면 방은 평생 동안 더러워질 일이 없습니다. 


저는 이 방법을 이론적으로 고안해냈으나 매번 실천하지 못해 내일 대청소를 할 예정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청소 잘 하시는 분들 팁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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