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회장의 자서전인 호암자전
서점에서 경영/경제분야 코너에서 이병철회장의 사진이 걸려 있는 책을 발견 했었다. 그것 자체로 시선 강탈이어서 한 번쯤 읽어 봐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읽게 되었다.
생각보다 삼성 창업은 오래전 일이었다. 이병철 회장은 처음 마산에서 유통업을 시작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의외였던 것은 그가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 였는데, 생각보다 큰 계기가 있지 않았고 그의 가정적 배경이나 당시 그가 마주 했던 상황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도박에 빠져 있다가 어느 날 문득 사업으로 진출 하게 되었는데 훗날 그는 도박에 빠져 있던 시간 마저도 다 필요한 시간이었다고 회고 한다. 지금 어떠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가 중요하지 않고 지금의 시간을 발판삼아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는지 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어려운 시기에 사업을 했지만, 그가 남다른 배포를 가지고 있는 사업가라는 점이 여러 일화에서 드러난다. 특히 그는 처음 마산에서의 유통업을 성공 시킨 이후, 과감하게 트럭을 구매 하는데 1940 년대에는 자동차가 매우 비쌌다. 그는 벌어들인 현금을 통해 자동차를 구매 하는데 전부 사용하며, 당시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전국 단위의 유통업으로 뛰어든다. 배포가 작은 사업가라면 기회를 보더라도 과감한 투자를 하기 어려웠을텐데 그의 배짱은 사업 초반부터 남달랐다.
또 하나 크게 인상깊었던 점은 그가 인재를 대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의 삼성 인사 철학으로 내려오고 있기도 한데 ’인제 제일‘의 원칙이며 한 번 뽑은 사람은 끝까지 믿고 끝까지 믿지 못 할 거면 뽑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병철 회장은 대구에서 삼성 물산을 일으킨 뒤 서울로 사업을 확장하러 떠났다. 그가 대구의 일들을직원에게 맡기고 서울로 떠난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이 크게 반대 했다고 한다. 당시 통신 수단도 지금처럼 원활 하지 않았고, 얼마든지 직원이 마음을 먹으면 현금 다발 들고 도망 갔을 수도 있는 일이였다. 하지만 이병철회장은 자신이 뽑은 사람을 끝까지 믿었고 과감히 서울로 떠났다.
그때 마침 한국전쟁이 터졌다. 서울의 삼성 물산 창고는 도난당하고 서울을 점령한 북한은 자본가 색출에 눈이 붉어졌다. 이병철회장은 가족과 함께 피난 길에 올랐고, 대구까지 내려왔을때직원에게 맡겼던 삼성물산이 커져 몇배의 현금을 쌓아놓고 있었다. 그때 직원이 “사장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 돈으로 다시 재기 하시면 됩니다.” 라고했을때 이병철 회장은 그의 인사 철학이 맞음을 다시 한번 확신했다고 한다.
이 일화를 읽고 많이 반성 하게 됐다. 나는 어떤 일을 맡길 때 그 사람을 충분이 믿지 못 하는 편인데, 내가 그 사람을 충분이 믿지 못 했을 때 일에 결과가 좋지 않음을 느끼기도했다.
이병철회장의 사업 목적은 사업으로 보국인데 그러한 그의 철학이 삼성 발전과 신사업 시작의 여러 동기가 됐다. 제일제당을 시작할 때 당시 국산품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고 비싼 설탕으로인해 고통 받는 국민들이 많았다. 그는 불굴의 의지로 유럽 여러 기술자들을 통해 배워온 기술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설탕 공장을 만들어 국산품 설탕을 생산해냈다. 그 과정에서 어려운 문제들을 어떻게든 풀어 내는 그의 집념과 끈기도 대단했지만, 그가 새로운 사업을 할 때마다 국가 발전에 이바지 한다는 동기가 느껴졌다.
나는 내가 왜 사업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고민했던은 길었지만 내가 만든 기업을 통해 어떤 세상을 그리고 싶은지에 대해서는 고민한 시간이 적었던 것 같다.
책을 다 읽었을 때 내 사업 철학에 대한 고민이 시작 됐다. 내가 만들고 싶은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 내가 만들고 싶은 회사는 어떤 회사인가? 근본적이지만 놓치고 있던 질문들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