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이 밝았고, 우리는 오키나와의 추억을 한가득 안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From. 오키나와현 나카가미군 요미탄손 토야
To. 서울시 마포구 아현동
내용물: 오키나와에서의 추억 한가득
오키나와에서의 1년. 우연히 시작하게 된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의 생활. 한걸음 천천히, 조금은 느긋하게 걸으며 주위를 둘러보는 법을 배웠던 시간. 덕분에 매일 일어나는 일의 아름다움을 배웠고, 이제는 해 질 녘 퇴근길엔 핸드폰이 아니라 차창 너머로 해가지는 풍경으로 시선을 돌린다. 어두운 저녁이 가져오는 포근함을 알기에, 우리의 저녁 거실은 작은 불빛만 켜놓은 채 기분 좋게 편안한 어둠에게 자리를 양보한다. 그리고 그 어떤 여행처럼 끝이 아니라 그 과정이 더 즐거운 것을 배웠기에, 서울에 놓인 우리의 두 번째 신혼에서도 목적지보단 우리가 걷고 있는 이 길을 더 자세히 살펴보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우리 마음만큼 가벼웠던 신혼살림은 작은 택배 박스에 담아 왔고, 강렬했던 오키나와의 색은 빨아도 지워지지 않는 물감처럼 우리 부부의 생활에 깊게 물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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