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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경문 Jun 09. 2024

어떻게 긍정적인 데이터는 나쁜 소식이 되는가?

미국과 한국 정부 보고서에서 배우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데이터 표현법

긍정적인 데이터가 나쁜 소식이라고?


어제저녁, 미국의 고용을 나타내는 데이터 발표가 있었습니다. 이 데이터는 미국 연방준비은행이 기준금리를 결정의 기반이 되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그런데 어제 이 데이터가 발표되고 나서 시장(주식)은 혼란을 겪었습니다. 오늘은 데이터 이야기를 조금 해보려고 합니다.



2024년 5월 미국 고용 보고서 (The Employment Situation)  원본 다운로드


반대방향을 가리키는 실업률↑(경기 하락)  vs.  신규고용↑(경기 상승)


▶ 2024년 5월 실업률 : 4.0% (작년 동월 대비 3.7%에서 증가)

▶ 2024년 5월 비농업 부문 고용 : 27만 2천 명 증가 (지난 12개월 동안 월평균 증가 : 23만 2천 명)


   차트1. 미국 실업률('22.5 ~ '24.5)                          차트2. 비농업 부문 고용('22.5 ~ '24.5)

 미국 노동통계국 2024. 6. 7 발표자료

#1. 긍정적인 데이터 = 나쁜 소식


Good is Bad, Bad is good

어제 발표된 5월 신규 고용자 수는 27만 2천 명으로 증가했습니다. 고용이 늘었다는 말은 일자리가 더 많아졌다는 말입니다. 그만큼 생산과 소비가 활발하고 일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왜? 주식 시장은 하락한 것일까요? 바로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하기 위해서는 경기둔화나 침체를 나타내는 지표가 근거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사건흐름과 관점을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경기 침체 → 고용감소(Bad News) → 연준 기준금리 인하 → 주가 상승(Good News)

경기 활성화 → 고용증가(Good News) → 연준 기준금리 인상/유지 → 주가 하락(Bad News)

이처럼 경제 데이터를 바라볼 때는 경제에 대한 도메인 지식을 기반으로 결과가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기대했던 것보다 높다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CPI) 막대그래프 FRED

또한 데이터의 해석은 상황(Context)에 따라 달라집니다. 지금은 시장의 참여자들과 국민들이 연준의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으로 경제가 좋다는 Good News는 기준금리 인하에 부정적인 뉴스인  Bad News가 되는 셈입니다.


많다 적다의 기준 : 기대

  중요한 것은 "기대보다 적다", 또는 "기대보다 많다"에서 기대(Expectation)에 주목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기업의 실적이 시장의 기대보다 더 높다면 좋은 뉴스이지만, 기업의 실적이 흑자이고 월등해도 시장의 기대, 컨센서스보다 낮다면 나쁜 뉴스가 됩니다.


이처럼 데이터를 해석할 때는 도메인 지식, 그리고 콘텍스트에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2. 서로 반대방향을 가리키는 데이터


고용 수치는 예상치를 웃돌면서 대폭 증가,
실업률은 4%까지 오르면서 반대 방향을 가리켰다


이것이 어제 시장의 혼란의 원인 었습니다. 방향성을 나타내는 두 가지 데이터가 서로 반대 일 때,

이럴 때는 2가지 측면에서 살펴보아야 합니다.  


첫째는 데이터의 조사 방법/시점/대상입니다.

계절성에 의한 조정(seasonally adjusted)은 계절에 따른 특별채용, 이를 테면 여름특수로 인한 서핑종사자 증가 등의 영향을 고려했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조사대상이나 시점에서 부활절과 같은 연휴를 어느 달로 포함하느냐 등에 따라 전월과 당월의 데이터가 급격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아주 작은 차이점에도 주목하고, 샘플링으로 대표되는 통계의 오류와 한계에 대해 지적합니다.


둘째는 데이터 드릴 다운, 상세 데이터 분석입니다.

고용이 증가했다면 어느 산업의 고용이 특별히 증가했는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금번 데이터에서 대표 증가분야는 의료산업으로 6만 8천 명 증가(외래 의료 서비스 4만 3천 명 증가, 병원 1만 5천 명 증가, 간호 및 거주 치료 시설 1만 1천 명 증가)이고, 다음이 정부 일자리라는 점입니다. 정부 4만 3천 명 증가, 레저 및 접객업 4만 2천 명 증가 순입니다. 상세 구분값을 보면 경제가 활성화되어 뜨거운지, 인위적으로 부양하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We are Driven by Data

이처럼 지구 반대편의 데이터를 우리는 왜 알아야 할까요? 이유는 생각보다 우리의 삶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행간에 '과일값이 비싸다.' '빵도 비싸서 못 사 먹겠다'라고 물가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정부 탓도 해보고, 은행 탓도 해보고, 비싼 집값은 건설회사 탓도 해봅니다. 하지만 왜? 왜?라는 질문의 끝에는 미국 연방 준비 위원회의 의사결정이 있습니다. 그리고 앞서 살펴본 것처럼 FED는 데이터에 기반해 세계 경제를 운전하고 있습니다.


<파월 미국연방준비위원회 의장 인터뷰 >

데이터에 따라서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데이터에 모든 것이 좌우됩니다.
데이터를 총체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데이터에 의해서 판단을 내릴 것입니다.
모든 것은 데이터에 따라서 결정이 됩니다.
데이터를 보고 판단할 것입니다.
데이터에 기반해서 판단을 내립니다.

                                                                          24.5.2 FOMC 직후 미국연준의장 기자회견




미국 통화 정책 보고서 (Monetary Policy Report)  원본 다운로드

요즘 금리인상과 인하, 물가상승 등 모두가 관심이 많으실 텐데요. 세계의 경제를 이끄는 미국의 연방준비은행 FED가 발행하는 데이터 분석 리포트가 있습니다. 바로 “통화 정책 보고서 (Monetary Policy Report)"입니다.  
  미국은 연방준비법에 따라서 연방 준비 제도 이사회 즉 FED가 "통화 정책과, 경제 발전 및 미래 전망"에 대한 내용을 포함한 보고서를 미국 의회에 제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미국의 중앙은행이 만들고, 미국 국회의원들이 보는 굉장히 중요한 보고서 이군요. “통화 정책 보고서”라고 불리는 이 보고서는 연준 의장의 증언과 함께 상원 은행 위원회, 주택 및 도시 문제 위원회와 하원 금융 서비스 위원회에 반년마다 제출됩니다. 보통 2월 말에서 3월, 6월 말에서 7월 사이에 공개됩니다. 그 보고서를 여기 가지고 와봤습니다. 우리는 그 내용은 아니고 데이터를 표현하는 형식, 즉 시각화가 어떤지만을 바라보기로 합니다.


미국연방준비은행의 통화정책보고서는 미국의 경제 상황과 전망을 설명하는데요. 보고서에는 경제 성장률, 실업률, 인플레이션 등의 정보가 들어 있어요. 그래프나 차트로 표현돼서 미국의 경제를 설명하는데요. 영어를 제외하고 가만히 들여다보시면, 우리가 초등학교 때 배운 꺾은선 그래프, 막대그래프, 점도표 정도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국 통화 정책 보고서(2024.3.1)
누구나 알 수 있도록 데이터를 표현하라

여러분, 데이터 시각화가 무엇인지 알고 계신가요? 데이터 시각화는 데이터에서 얻은 정보를 그림이나 차트로 표현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표를 보고 어떤 정보를 이해하는 것이 쉽나요? 아니면 차트를 보는 게 더 이해가 빠를까요? 데이터 시각화를 사용하면 원본 데이터를 보는 것이나, 표 형태보다 데이터가 주는 정보나 의미를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 시각화의 목적은 데이터가 주는 의미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상대방이 이해하기 쉬운 형태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앞선 미국의 데이터 리포트에서 데이터 시각화가 실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우리나라 정부의 보고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기획재정부에서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우리나라의 경제와 정책을 결정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데이터와 다양한 분석이 필요할 텐데요. 이렇게 중요한 정보를 전달할 때, 현란한 그래프나 복잡한 차트를 사용할까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것은 2024년 경영여건과 정책방향을 보여주는 정부 기획재정부의 보고서입니다.


무역과 수출은 막대그래프로, 원자재 가격과 물가는 선그래프로 표현합니다. 주가지수, 환율, 소비자 물가지수 같은 데이터도 그래프로 표현되죠. 이렇게 데이터의 양이 많아지고 다양해지면서, 우리는 화려한 그래프보다는 모두가 이해하기 쉬운 간단한 그래프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데이터 분석과 활용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화려한 표현법이 아니라, 데이터를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처럼 데이터 시각화는 간단명료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기업들의 CEO들도 보고를 받을 때 기업 상황을 그래프나 차트로 합니다. 매출액, 이익률, 등 기업의 사활이 걸린 중요한 문제는 모두 간단한 표현법을 사용합니다. 이를 통해 기업의 상황을 단번에 파악할 수 있어요. 누가 봐도 오해가 없도록 하는 것이죠


또 신문이나 뉴스 사이트는 어떤가요? 예를 들어, 날씨 예보에서 사용되는 그래프는 데이터 시각화의 한 예인데, 이를 통해 오늘의 날씨를 한눈에 볼 수 있어요. 우리가 앞서 살펴본 사례에서의 3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데이터 시각화의 3원칙이라고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이 데이터 시각화를 할 때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데이터 시각화의 3원칙


1. 간단명료하게 표현하기

데이터 시각화의 목적은 소통입니다. 그래프나 차트를 보는 사람이 이해하기 쉬워야 하죠. 반대로 복잡하게 표현하면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2. 데이터에 적합한 그래프 선택하기

말하고자 하는 바와 데이터의 유형에 따라 적합한 그래프를 선택해야 합니다.


3. 정확성과 일관성 유지하기

데이터를 정확하고 일관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어야 합니다. 그래프의 축 범위나 시각화하는 방법, 레이블 등이 일관되고 정확해야 합니다. 조사대상, 방법, 한계를 정확히 제시합니다.



정리해 보겠습니다.  데이터 시각화는 데이터를 그림이나 차트 등으로 표현하는 것이에요. 이때 모 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간단하고 명료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리고 적절한 그래프를 선택하고, 데이터의 정확성과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렇게 하면 지구 반대편에서 데이터를 보는 사람들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데이터를 분석한다는 것은 미국의회와 대한민국 대통령, 모든 국민들을 타겟팅하는 시각화와 전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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