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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십킬로그램 Jul 12. 2024

시간

시간이 정말 빠르게 간다는 생각을 한다.


나이가 들면 더 빨리 시간이 간다는 말들을 한다. 시간은 동일한 속도로 흐르는데, 그게 무슨 말인가 싶었다. 이과인 나에게 문학적인 표현은 뭔가 이해가 안 되었다. 매일이 조금씩이라도 달랐던 한 때가 지나고, 하루가 비슷하게 흘러간다고 생각되는 시기가 왔다. 그 말이 지금은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하루가 정말 빨리 간다.


일을 시작하고 부터였던 것 같다. 그냥 살다 보면 하루가 순식간에 지나갔다.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한 지가 좀 전인데, 금방 밥 먹을 시간이 되고, 또 어느새 퇴근할 시간이 된다. 집에 가 유튜브 잠깐 보면 잘 시간. 이렇게 하루가 지나갔다는 생각을 하며 잠에 든다. 이렇게 하루가 짧다는 생각은 특히, 월급날에 많이 느낀다. 월급날만 기다리며 살았는데, 그 월급날이 어느새 왔을 때, 근데 나 그동안 뭐 했지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예전에 읽은 책에선 직장인의 인생은 이틀을 쉬기 위해 오일을 희생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주말을 위해 평일을 바치는 것이라고, 이러한 인생이 안타깝다는 걸 말하는 책이었다. 읽을 당시엔 난 다른 인생을 살거라 생각했기에 와닿지 않았다. 난 그 오일마저도 내 스타일로 살 거라고, 남들과 난 다른 인생을 살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지금 다르게 살려고 노력하지만, 그 책의 말이 완전히 틀리지 않았다는 걸 느끼긴 한다.


이러다 지금 사는 방식이 쭉 이어질까 무섭기도 하다. 아무런 발전 없이, 마치 레일 위에 기차처럼 정해진 길을 가게 될 거라고 생각이 든다. 지금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고 있냐 하면 그건 아닌 것 같은데 말이다.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을 살고 싶었다. 그렇지만 이렇게 사는 걸 상상하며 했던 말은 아니었다. 회사에서 동료들과 한껏 웃고 집에 오는 인생도 좋지만 뭔가 두근거리는 걸 하는 인생이면 좋을 것 같다.


시간이 정말 빨리 갔다. 어느새 칠월이 절반을 향해 가고 있다.


지나가는 시간이 아까워서, 다음 달부턴 친구와 사이드잡으로 창업을 해보려 한다. 계획을 세우는 중에 설렜다. 나에겐 이렇게 시간을 지나가게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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