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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십킬로그램 Jul 17. 2024

리더의 책임

리더의 입장에서의 책임은 무엇일까.


난 팀원의 역할을 수행했던 때가 많았다. 팀원으로서 많은 책임을 요구받았다. 일의 퀄리티에 관한 문제라던지, 기한에 관한 문제를 책임감에 비추어 말하는 것을 많이 듣곤 했다. 내 책임을 회피하고 싶지도, 회피한 적도 없지만, 팀원으로서의 책임을 논하는 만큼 리더의 책임과 무책임도 함께 논해져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돈을 주는 사장은 회사와 명운을 같이하기에, 개인적으로 사장은 리더의 책임 의무에서 벗어나지 않나 싶다. 사장이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건 회사가 망해서 사장이 길바닥에 앉는 것을 의미하므로, 그에 대한 반응이 즉각적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특별히 책임감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시장에 의하여 심판되어 보인다. 물론 딜레이는 어느 정도 있겠지만, 시장의 심판은 필연적이라 생각되며, 회사의 명운이 곧 자기의 성공과 실패로 점쳐지므로 일종의 자기와의 약속의 영역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한다.


문제는 중간 관리자이다. 중간 관리자는 업무 영역이 모호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실무자는 실무를 하면 되므로, 앞서 팀원의 역할에서 오는 책임감을 제시받지만, 중간 관리자는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해야 할 일이 모호한 만큼 하지 않을 수 있는 일의 범위도 넓어 보인다. 그래서 뭔가 일은 하지 않으면서 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이들은 회사와 명운을 같이 하지도 않기에 그 책임이 더 가벼워 보인다.


연공서열에 의해 자리가 올라가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 사회가 점점 도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어느 영역은 능력이 제일 중요한 사회가 되었다. 직위가 회사에 대한 헌신에 의해 주어지는 보상이 아닌 사회가 다가오는 것이다. 직위에 오르면 그 역할을 해야 한다.


내 생각으론 중간 관리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효율 개선이다. 실무자가 하는 업무가 보다 효율적일 수 있도록, 필요 없는 일을 제거하는 것이다. 그러한 역할에 기초하였을 때 현재 하고 있는 업무 또는 과거에 하고 있는 업무들 중 어느 하나의 업무 개선도 하지 못한 리더는 책임감이 없다고 생각한다. 필요하지 않은 보고를 요구한다던지, 불필요한 양식을 요구해 정작 중요한 일에서 사용할 시간을 뺏는다던지 하는 건, 책임을 수행하지 않은 걸 넘어 일을 그르치는 사람으로 보인다.


효율 개선의 측면에서, 시간 당 하는 일의 단가를 높이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단가가 높은 일을 발굴하고, 그 일로 얻어질 수익을 극대화한다면 팀의 효율이 좋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시장 상황이나 환경을 얘기하며 어쩔 수 없이 전년도와 같은 업무를 해야 하는 것을 얘기하는 리더는 그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다.


나아가, 리더는 팀을 묶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단히 묶인 팀은 업무 효율이 올라간다. 팀에서 의사소통은 필수 불가결하다. 의사소통에 시간이 많이 걸리면, 필연적으로 업무 비효율이라는 문제가 발생된다. 팀을 묶을 요소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그 요소가 회식이었지만, 이제는 회식을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다른 요소를 찾아야 한다. 개인적으론 타고난 리더가 이 부분은 잘하는 것 같다. 리더 개인의 매력으로 팀원을 사로잡는다.


내가 봤을 때 리더는 할 일이 많다. 그리고, 그 일을 제대로 수행하는 게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리더의 책임과 그 수행여부가 좀 더 명확하게 판단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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