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번째 겨울
연중행사 중 크리스마스를 제일 좋아한다.
아무런 이유 없이 그냥 좋다.
믿음이 있는 사람도 아니고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 않은지도 오래되었지만
그럼에도 '크리스마스'라는 단어는 들뜸을 선물로 준다.
슈톨렌을 12월 1일부터 조금씩 잘라먹으며 기다리던 크리스마스.
12월은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고, 맞이하고, 보내며 한 해를 마무리한다.
12월.
크리스마스와 아빠와 남동생의 기일이 함께 있는 달.
제일 좋아하는 크리스마스를 품고 있는 12월이, 지난 15년간은 가장 먹먹하고 아픈 달이기도 했다.
아빠가 가시고 몇 해 후, 39의 나이에 동생은 생을 마쳤다.
눈물까지 얼어버릴 것 같은 추운 겨울에.
부인과 어린아이 둘을 세상에 맡겨 놓은 채.
동생의 모습은 영원히 청년으로 기억되어 있는데, 어느덧 그의 아이는 성인이 되었다.
동생이 떠나고 열세 번째의 12월이 다시 왔다.
그리고 이제 며칠 안 남은 날들이 새 해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영원한 이별을 보듬어주는 셀 수 없이 많은 단어와 문장으로도, 여전히 위로받지 못한 채,
열세 번째의 12월을 나는 또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