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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어리랏다 Nov 16. 2023

[장사일기] 감사함을 안고 하나하나씩 차근차근

사소한 것에 감사하는 마음

2023.11.10

1. 

오늘 하루를 정리하기 위해 블로그를 켰을 때, 괜시리 기분이 좋았다. 왜냐하면 11월로 들어온 이후 일 평균 70만원 매출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 월 매출액이 중요하지 내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이유는, 우리는 주 1회 정기 휴무를 가지고 있으며 2명이서 운영하는 매장 특성상 특이사항이 있을 때 간간히 임시휴무를 하기 때문에 월마다 영업일 수 차이가 크기 때문인데, 나는 항상 이번 주 영업일 기준 일 평균 매출액을 본다.

10시간 영업, 더군다나 길가다 고개 돌리면 보이는 카페, 8평(올림처리) 남짓한 자리에서 이 정도 매출을 유지하는 것은 정말 감사할 일이다. 

2. 

사실 내 기분이 더 좋은 부분은, 무료배달 이벤트를 진행하는 쿠팡이츠 보다 배민/배민1 매출액이 더 높아져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신흥강자로 떠오른 쿠팡이츠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 무료배달 이벤트를 진행했을 때는 누가봐도 배민 손님들이 쿠팡이츠로 옮겨간 것이 보일 정도로 배민 매출액이 수직낙하했다. 하지만 모두가 아는 것은, 결국 배달 플랫폼 시장점유율 1위는 배민... 배민을 놓으면 무료배달 이벤트를 끝냈을 때 다가오는 타격을 감당할 수가 없다. 

그렇기에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츠 내에서 자리잡기 위해 무료배달 이벤트를 하면서도 배민 매출을 유지/상승 시키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게 되었다. 배달 가격을 낮추고 리뷰이벤트를 다시 열었다. 경쟁 프렌차이즈들이 하는 쿠폰과 배너 이미지들을 수시로 확인하고 우리 가게에 빠르게 적용했다. 카피가 아닌 우리가게 특색에 맞춰 바꿔 수많은 가게들 틈에서 잘 보일 수 있도록 설정했다.

특별한 특색 없는 개인카페가 살아남으려면, 거창한 것을 모험하기 보다는 프렌차이즈가 하는 최소한의 것들을 나 또한 제공해주는 것이 먼저라 생각한다. 물론, 규모의 경제에서 나오는 도대체가 맞출 수 없는 단가나 공격적인 마케팅은 할 수 없지만 그래도 프렌차이즈로 높아질대로 높아진 손님들의 눈높이를 어느 정도는 맞춰야 할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노력하니 쿠팡이츠를 처음 열었을 때 떨어졌던 배민 매출액 만큼 거의 회복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배달어플을 포함한 판매 플랫폼을 늘리는 것은 기존에 운영하던 판매채널은 그대로 수익을 끌어오되 추가로 더해 매출액을 높이기 위해 진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안에서 땅따먹기 형식대로 가면 안하느니만 못하다. 메뉴/공지 관리에 쓰이는 시간만 무의미하게 많아질 뿐이다. 

나는 새로운 플랫폼을 하나씩 단계적으로 오픈하고 있다. 한 번에 오픈하기에는 내 그릇이 안된다. 내 성격상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다른 수단을 공부하고 공략해야지, 한 번에 다 오픈해 버리면 시행착오 속에서 배울 새도 없이 지쳐버릴 것이 분명했다. 나는 멀티가 불가한 사람이기에, 한 번에 하나씩 키우는 것이 익숙하고 또 내가 생각하기에는.. 하나를 제대로 신경써서 키우는 것이 그 이후에도 훨씬 더 나에게 득이 많다. 잘 키운 하나를 보고 좋은 기회들이 연달아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쿠팡이츠도 배민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을 보고 쿠팡이츠 측에서 먼저 지속적으로 여러 제안을 보냈다)

배민은 매장 오픈 후 3개월 뒤에,

쿠팡이츠는 매장 오픈 후 1년 만에 오픈했다. 

오늘 기준, 쿠팡이츠 리뷰가 근 3개월 동안 300개가 쌓였다. 쿠팡이츠도 이 정도면 어느정도 자리가 잡힌 것 같기에 이제 요기요를 키워보려 한다. 요기요도 어느정도 안정화 시키면, 이제 남은 배달어플들을 검토 후에 오픈할 계획이다.

3.

실패하는 이유는 명확하지만, 성공하는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각자 개인이 가진 개성에 특색을 더하고, 운과 타이밍이 어느정도 작용하기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나는 매일 매일 고민하며 선택하는 결정들이 실패의 사례가 될 것인지, 성공의 사례가 될 것인지 알지 못하기에 매일 조그마한 두려움을 마음에 품고 살고 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오늘을 살아가야지. 

살려고 살아가는건데, 더 나은 내일을 끌어오기 위해 오늘을 살아야지...

힘들다면, 눈 한 번 질끈 감았다 뜨고 당장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것들을 하나씩, 차근차근 헤쳐 나가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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