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더로 보는 세상
- 네가 여자를 대하는 태도가 그런 것은 네 엄마가 너를 어렸을 적 버려서 그래
그녀와의 이별의 가장 큰 이유였다.
당시 소파에서 쉬고 있던 나는 저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마치 머리를 크게 맞은 듯 어질 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들은 거지?"
"잠깐만.. 이거 내가 진짜 들은 게 맞나?"
내 부모님이 일찌감치 안 계시다는 부분을 알고 있긴 했지만
저런 이야기를 사람이 사람한테 진짜 할 수 있는 이야기였던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부분일까??
실수라고 하기에 매우 심각한 문제였음을 느꼈다.
앞으로 내 부모의 부재로 내게 가스라이팅을 일삼겠다는 생각이 들어
즉시 그녀에게 이별을 이야기했다.
그녀의 부모님이 집에 오셔서는 다짜고짜 내 뺨을 수차례 때리기 시작했다.
- 부모 없이 커서 불쌍해서 잘해주려 했는데
- 대학도 안 나온 주제에
- 돈 없이 빚으로 내 딸을 만난 주제에
-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것이냐?
실은 수차례 맞은 뺨이 아픈 게 아니었다.
가슴에 큰 구멍이 뚫리는 견디기 힘든 큰 공허함
세상에 내 편은 없는 것이었구나?
쇼다. 이건 트루먼쇼가 확실하다.
정신과 눈앞이 마치 아득하게 작은 점으로 가라앉는 기분
내 살아생전 이런 말을 들어본 적이 있던가..?
진짜 이런 이야기를 직접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무척이나 놀랐으며,
이건 분명 가정교육의 문제임을 성장 과정에 있어서 부모가 자녀에게 가르치지 못한 문제임을 크게 느꼈다.
그 이후 나는 환청과 공황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사람을 흉기로만 죽일 수 있는 게 아니었구나
말로 주는 큰 상처와 대미지는 상대를 평생을 앓게 하더라
아직까지도 가끔 악몽을 꾸는데
꿈속에 나는 그 거실에 앉아 있고 그들은 내 귓가에 쉴 새 없이 같은 말을 읊어대는 꿈을 꾸곤 한다.
불쌍해서 잘해주려고 했는데
불쌍해서 잘해주려고 했는데
불쌍해서 잘해주려고 했는데
어느덧 6년이나 지난 일이지만 아직까지도 또렷이 기억이 나 견딜 수 없다.
그날의 날씨와 검게 꺼져있는 티브이에 비친 내 모습
미세하게 떨리는 형광등의 깜빡임 무겁고 가라앉은 공기
기억이나 하고 있을까?
상대에게 깊은 상처를 주었다는 생각은 하고 있을까?
아닐 테지
실은 저주가 존재한다면 영혼을 팔아서라도 저주하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부디
제발
늘 큰 고통이 함께 하시길
내 인생만큼이나 실패와 좌절이 가득하시길
꼭 곱게 살아가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