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마음에 품고 있는 꿈이 있나요? 죽기 전에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일이 있나요?
이십 대는 누구나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꿈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꿈이라는 건 과거형이 되어버리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이 하고 싶었는데..'
'예전에는 ~을 해보려고 했었는데...'
아마도 예전에는 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할 수 없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겠지요.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일단 먹고살기 너무 힘드니까요. 가족이 생기고 책임져야 할 게 늘어나면 현실적인 이유로 도전은 더욱 힘들어질 거예요.
근데 뭐든 한 번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이 좋아져서 뭔가 하려고 하면 작게라도 시작할 방법은 많더라고요. 이 글이 도전할 용기를 갖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살면서 몇 번의 도전을 했습니다. 나름의 성과가 있었던 적도 있고, 좌절을 겪었던 적도 많아요. 근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도전의 결과가 좋든 나쁘든 그건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일단 도전하기만 한다면요.
먼저, 제가 거둔 가장 큰 성과는 시에서 주최한 공모전에 도전해서 우수상을 받은 일입니다. 사실 공모전이라는 걸 뒤늦게 접하고, 그건 남들 얘긴 줄 알았습니다. 여러 공모전 수상작들을 보면 감탄만 나왔거든요. 참 재능 있는 사람들이 많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심지어 공모전만을 노리고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감히 도전을 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제가 관심 있는 주제의 공모전 공고가 올라왔길래 눈 딱 감고 도전해 보았습니다. 주변에는 말도 안 했어요. 괜히 말했다가 안 되면 창피하잖아요. 그런데 우수상이라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아직도 어떤 점이 심사위원들에게 어필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허접한 ppt 파일 하나로 우수상과 함께 무려 100만 원의 상금도 받았습니다. 그때의 성취감은 말로 다 표현 못합니다. 도전하지 않았다면 결코 느낄 수 없는 감정이겠죠.
또 한 번은 과일도시락 판매에 도전했던 적도 있습니다. 당시에는 편의점에도 과일 도시락이 없던 시절이라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이 정말 무식했어요. 학교 동생이랑 둘이서 집 앞 과일가게에서 과일 10만 원 치를 샀습니다. 그리고 새벽 5시에 만나서 과일을 깎고 포장을 했어요. 그리고 아침 7시, 아이스박스에 과일도시락을 가득 담아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 입구에서 판매를 했습니다.
"과일 도시락 사세요~!!"
결과는 처참한 실패였습니다. 수십 개를 준비해 갔는데 딱 하나 팔았어요. 그 하나도 저희가 과일도시락을 팔던 바로 뒤쪽 붕어빵집 아주머니께서 저희가 안되어 보였는지 하나 사주셨거든요. 아직도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과일 사세요'를 외쳤던 모습을 상상하면 이불킥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인터넷으로 애견 간식도 팔아봤어요. 친구 녀석이랑 둘이서 애견간식을 만들어서 인터넷으로 팔았는데 결과는 역시나 실패였습니다. 마케팅을 너무 몰랐고, 그때 수요나 재고관리도 엉망이었습니다. 사업을 접을 때 몇 개 팔지도 못하고 쌓여있는 재고를 볼 때의 참담함은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도전했던 것들에 대해서는 후회가 없어요. 물론 조금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적어도 후회는 없습니다. 어쨌든 미련 없이 해봤으니까요.
근데 진짜 후회되는 건 뭔지 아세요?
해보지도 못한 것들이에요.
저는 어린 시절부터 꽤 많은 시련을 겪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 경험을 통해 배운 점을 다른 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었고,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제 이야기로 인해 한 사람이라도 희망을 얻었으면 했고, 한 사람의 목숨이라도 살릴 수 있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았어요. 그런 일을 하면서 먹고 살 수도 있다면 금상첨화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가 않았습니다. 어쨌든 현재의 수입이 필요했고, 그런 일들이 당장 돈이 될 것 같지는 않았거든요. 그렇게 몇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더 늦기 전에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더 늦으면 시도조차 못할 것 같아서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기록해 보았습니다. 놀라웠던 건, 그 기록들이 낯설지가 않았습니다. 무려 5년 전에 작성했던 아이디어와 거의 똑같았습니다. 아마도 마음속에 계속 품고 있었나 봐요.
갑자기 두려웠습니다. 만약 이번에도 이런저런 이유로 미룬다면 5년 후, 10년 후에도 똑같은 후회를 하고 있을 것 같아서요.
그래서 더 늦기 전에 모든 것을 쏟아내기로 했습니다. 돈이 되든 안되든, 조회수가 있든 없든,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하기로 했습니다. 글을 쓰고, 영상을 만들고, 엔딩노트도 알리고, 궁극적으로 돈 이상의 가치, "관계"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싶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때 안 해봤을까 하는 후회가 많이 됩니다. 그때부터 했으면 지금쯤 뭔가 길을 찾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성공과 실패는 좋은 추억이 됩니다. 그런데 해보지 않은 것들은 평생의 후회가 됩니다. 진부하지만 늦은 시기란 없는 것 같아요. 늦은 시기란 언제나 '지금'이 아닐까요?
후회 없는 인생을 사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