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he 늦기 전에 Mar 19. 2022

젊다고 다 건강한가요?

늦기 전에 미리미리 관심을 가져야

"환자분 검사 잘 끝났고요~. 검사해보니까 용종이 세 개 발견돼서 바로 제거했어요. 다른 문제는 없으시네요. 마취 완전히 깨실 때까지 운전하시면 안 됩니다~"


"네???? 용종요???"


  작년 봄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으러 갔다. 30대의 나이에 무슨 대장암을 걱정하냐면서 아내는 만류했다. 하지만 스물다섯에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군대 선임을 목격했기 때문에 대장암은 항상 공포의 질병이었다. 그래서 강력하게 밀어붙였고, 결과적으로 위험요소를 일찍이 제거할 수 있게 되었다.


  사람들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건강에 너무 무심하다. 나 역시 아무런 증상이 없었다. 그래서 크게 건강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런데 언젠가 대장암으로 자라날지 모를 용종이 세 개나 있었다고 한다. 섬뜩했다. 이처럼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내부에서 큰 병이 자라나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다.


  전에 다니던 회사에는 동갑내기 친구가 있었다. 직장에 와서 처음 만난 사이였지만 동갑이었던 우리의 나이는 사이를 급속도로 가깝게 만들어주었다. 대화도 잘 통해서 함께 헬스장을 다닐 정도로 금방 친한 사이가 되었다. 도움을 주고받을 친구가 있다는 것이 직장생활에 큰 힘이 되었다.


  그러던 중 그 친구가 어지럼증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겉으로 보면 너무 건강해 보였기에 왜 그런지 몰랐다. 여기저기 병원에 검사를 받으러 다녔지만, 어느 곳에서도 원인을 찾지 못했다. 점차 증상은 악화되었고, 어느 순간부터는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다. 그렇게 찾아간 대학병원에서 뇌에 있는 종양을 발견했다. 급히 수술을 했고, 다행히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


  훗날 친구에게 물어보니 종양이 뇌를 눌러서 어지럼증을 일으킨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병원에서 원인을 찾기 어려웠던 건, 우리 나이 대에 이 질환이 발병하는 경우가 흔치 않았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다시금 오싹한 생각이 들었다. 그 지경이 되었는데도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알 수 없었다니... 어쨌든 그 뒤로는 작은 증상에도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는 습관이 생겼다.


  눈에 보이지 않는 질병은 너무 무섭다. 그런 질병들은 지금 겉으로는 전혀 티가 나지 않지만 언젠가 존재감을 뽐내며 세상 앞에 나타난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다. 그래서 더욱 관심을 갖고 건강관리를 하게 된다. 하지만 많은 경우에 그러지 못하는 것 같다. '아직 젊어서', '사는 게 바빠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이유도 참 다양하다.


  하지만 한 번 크게 아파 보면 그런 것들이 얼마나 무의미한지 깨닫게 된다. 심한 두통을 앓아봐야 아프지 않고 무심히 보냈던 일상이 얼마나 행복한지 느끼게 되고, 배탈이 심하게 나봐야 마음껏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행복이 얼마나 큰지 깨닫는다.


  진심으로 건강이 최고다. 지금 안 챙기면 챙길 수 있는 기회조차 없을지 모른다. 그리고 요즘은 조기에 발견만 한다면 무슨 병이든 다 치료할 수 있는 세상이다.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부디 자신의 건강과 나아가 내 주변의 건강에 조금 더 신경을 썼으면 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땐 너무 늦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코로나 시대의 결혼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