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가지고 놀 줄 아는 능력자
음악을 들을 때 플레이리스트가 특별히 있지는 않다. 그리고 그 멜로디와 가사를 크게 고민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노래가 내 마음에 박힌 적이 있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발라드 노래도 아니었고, 트와이스라는 걸그룹의 'Feel Special'이라는 노래였다. 한두 달 전쯤, 여의도의 길을 걷고 있었는데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고, 마음이 몽클해지고, 뭔가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이별을 하면, 이별노래를 듣고 운다고 하더니.. 이별의 감정은 아니었지만, 왠지 모르게 이 상황에 대해서 내가 감정이 이입이 되었다. 뭔가 심적으로 불안한 나의 상황에서 노래로 위로를 받는 그런 느낌이었다. 왠지 그냥 노래가 나를 이해해주고 있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런 날이 있어
갑자기 혼자인 것만 같은 날
어딜 가도 내 자리가 아닌 것만 같고
고갠 떨궈지는 날
그럴 때마다 내게
얼마나 내가 소중한지
말해주는 너의 그 한마디에
Everything's alright
초라한 Nobody에서 다시 Somebody
특별한 나로 변해
You make me feel special
어느 순간 이 노래를 듣는 횟수가 무의식적으로 줄어든 것 같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질려서도 아니고, 노래가 안 좋아서도 아닌, 내 마음이 틀려고 노력하지 않은 것 같다. 당시 상황에서는 이 노래가 필요할 만큼 위로가 필요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다른 집중할만한 것이 있었을 수도 있다.
문득 오늘 'Feel Special'이라는 노래가 우연히 들렸다. 내가 한 때 자주 들으며 위로를 받았던 이 노래에 감사함을 느끼고, 이 노래가 나에게 얼마나 중요했는지도 다시 생각을 했다. 정말 음악이라는 것이 대단한 게 사람을 위로하기도 하고, 공부에 집중할 수도 있게 하고, 잠을 잘 오게 하고 마음을 갖고 놀 수 있는 능력자인 것만 같다.
오늘은 공부가 잘되길 기도하며, 백색소음과 빗소리에 나를 의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