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랖 부리지 않기를 다시 x100 다짐하며...
회사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났다.
변화를 좋아하는 성향인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공공의 물이 들었는지 변화하는 것이 약간은 두렵기도 하다. 아무튼 새로운 팀장님이 왔고, 새로운 팀원도 왔고, 친하게 지냈던 팀원은 다른 팀으로 갔다. 새롭게 알아가는 사람들이 아닌 원래 알고 지냈던 분들이라 큰 불편함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적당히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 더 조심해야 함을 항상 상기하고 있다. 아무튼 평화롭던 내 생활에서의 변화가 즐겁진 않았다.
즐겁지 않은 이유의 원인은 물론 나에게 있다. 또 난데없는 오지랖을 부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 예로 장기간 휴가를 가는 사람들의 업무를 처리해 주겠다고 이야기한다거나, 내 업무가 아님에도 손을 내밀다 국외출장을 가야 한다거나.... 그렇게 남 일이 내 일이 되는 그런 상황들이 발생했다. 내가 불편한 상황을 견디지 못해서 오지랖을 부린 것이지만, 잠시만 불편했으면 되는 상황을 견디지 못했기 때문에 그 몫은 고스란히 나에게 돌아왔다. 그것도 한 명도 아닌 여러 명에게...
오늘은 내 연가까지 미루며 일을 했다. '또 당했다'라는 생각이 잠시 들긴 했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냉정하게 생각해 봤을 때 엄청난 일을 도와주는 것도 아니고, 분명 그 상황에서도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것이 있을 것이었으며, 그 정도로 생색낼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다른 날 쉬어도 될 것이고, 혹시나 운 좋게 다른 곳에 합격하게 된다면 장기간 쉴 수도 있을 것이라는 희망고문과 어떻게든 내 말을 지킨 나 자신에게도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사실 변화 이전에 동료를 도와주는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감정이 없었던 것 같은데 이런 감정이 드는 것에 대해서도 집중해 봤다. 아무래도 과거를 지키고 싶었던 내 감정들이 가장 컸던 것 같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회사 내에서 이러한 나의 포지션과 협조가 '당연하다'라고 생각되진 않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 이 모든 감정 모두 '기대'라는 전제가 있는 것 같아 다시 회사에서 '기대'하지 않고 '오지랖' 부리지 않기를 다짐해 본다.
그런데 오늘 연가를 광복절 다음날로 미루면서, 하루 더 길게 쉴 수 있게 되었다. 갑자기 기분 좋은 마무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