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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색하는 작가 Feb 24. 2021

나 신데렐라야..? _ [우인]

카페가 변신을 한다? _  [우인]

오늘도 행궁동

수, 목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날이다. 

혼자 사색할 수 있기 때문이랄까? 출근을 안 하는 나에게 쉬어가는 휴식처 같은 느낌이다.



오늘도 행궁동을 갔다.

카페 '우인'




'개방감'이 넘치는 카페 '우인'


개방감

나는 개방감이 없으면 아무리 예쁜 카페일 지라도 답답한 마음을 숨길 수 없다.

넓은 구조는 내가 즐겨가는 카페의 공통점인데, 실제로 층고가 높은 건물 혹은 사무실일수록 뇌 속에서 창의적인 사고가 나온다고 한다. 만약에 나만의 집을 가지게 된다면 지상에서 조금 떨어뜨린 구조로 나만의 공간을 재창조할 것이다. 뭐든지 다르게, 새롭게, 그리고 기발하게.


 크기가 매우 큰 하나의 '원룸'인 듯한 이 공간은, 다양한 사람들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힙한 패션, 연인, 친구 등 다양한 관계의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대화를 나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가운데, 주식, 부동산, 사업, 토익, 자격증 등 무궁무진한 주제들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장을 만들어진다. 카페 없으면 사람들은 어디에 모여서 어떤 얘기를 할 수 있을까? '소통'이 인간의 본질적인 특성인 만큼, 누군가를 만나서 하소연하고, 공감해주고 이해해주는 것이 당연히 필요한 것인데, 마스크 끼고 조마조마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을 보면 '코로나'가 참 야속하다.




카페 '우인'

 

 저녁 6시

 그냥 넓고 평범한 카페인 줄만 알았는데, 실내 분위기는 하나의 무도회장이 펼쳐져 있는 듯했다.

 마치 신데렐라처럼, 해가 지고 밤이 되어서야 빛이 나듯, 로맨틱한 분위기도 어렴풋이 피어나고, 술기운에 휩싸인 채로 서로에게 사랑의 속삭임을 전달하는 아름다운 데이트 공간이 된다.


 복장을 보아하니, 직장인들이 퇴근하고 한잔 하고자 이곳을 방문한 것 같다. 어깨는 처져있고, 씁쓸해 보이기도, 누구는 보너스를 탄 것인 마냥 들떠 보인다. 


 예쁘게 차려입은 연인들도 많이 보인다. 조곤조곤 그날의 하루를 정리하며, 서로를 향한 마음을 조용하게 확인하고, 설렘의 시간을 가진다. 


 저 멀리 잔을 기울이고 있는 두 사람. 어두운 붉은빛, 어두운 자줏빛의 와인이 이곳의 분위기와 비슷하게 매혹적인 분위기를 주위로 퍼트린다.


Élégant(엘레강): 섬세하고 기품 있는 우아함을 의미하는, 내가 좋아하는 단어 중 하나. '엘레강스'란 말은 쉽게 들어봤을 것이다. 


물론 이곳의 분위기가 한 몫하긴 했지만, '시간'이라는 요소에 따라 사람의 감정을 건드리는 콘셉트는 여전히 나에게 새롭게 느껴진다. 


분위기에 취한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오늘도 나만의 무도회장에서 조용히 사색에 빠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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