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Fly butterfly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띠또 May 07. 2024

좌충우돌 해외영엽기

9. 이슈가 뭔데?

요즘 sns상에서 자주 보이는 말이 있다.

‘배고픔 이슈’, ‘지각 이슈’ 등 무언가 문제 상황이 생겼을 때 장난스럽게 쓰는 것 같다.

회사에서 ‘이슈’는 그야말로 큰 일이다. 해외 영업에서는 납기가 지연된다거나, 생산 불량이 주된 이슈이다.

반에는 이렇게 이슈가 터지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 경험치가 생기니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리딩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배웠다.


1. 납기 지연

납기가 지연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생산 지연이 가장 큰 이유이다.

프로젝트 초반에 납기일을 주는데, 보통 정해진 생산 기간을 안내하고, 대부분은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때에 따라서, 품목에 따라서 돌발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서 주기적으로 영업지원 팀과 상의해서 미리 고객사에 안내해 불필요한 불만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상황 상 미리 안내할 수 없는 경우도 정말 많다. 이미 수주를 받았고, 납기일도 안내했는데 그 이후에 무언가 생기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최근 전쟁으로 인해 유럽으로 가는 선로가 길어져서 납기가 2주나 길어진 경우가 있었다. 고객사의 불같은 항의를 받았지만, 따로 해줄 수 있는 일이 없었고 추후 주문 시 할인으로 보상했다.


또 다른 경우는 아주 오랜만에 수주를 받은 제품이라 금형이 오래되어 수리가 필요했다.

사연이 긴 프로젝트여서 미리 확인하기 어려웠던 케이스라 정말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정말 다행히 고객사가 이해를 해었지만, 이 일 이후에 모든 프로젝트 시작 전에 납기를 미리 확인하는 것은 필수라고 느꼈다.


납기가 지연되면 고객사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고객사 일정은 보통 화장품 용기를 받은 이후, 내용물을 충진 하고, 마케팅 활동(사진 촬영 등)을 하기 때문이다. 내용물 충진 또한 공장에서 일정에 따라 이루어져서 하루가 늦어지면 페널티가 부과된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납기는 고객과의 약속이고 신뢰를 결정짓는 요소인만큼 철저하게 확인하는 것이 좋다.


2. 생산 불량

정말이지 머리 아프고 난처한 일이다.

영업이 물건을 직접 제작하는 것도 아니고, 만들어봐야 알 수 있는 불량도 있기 때문에 미연에 방지하기 어려운 이슈이다.


이렇게나 케이스가 많고 그에 따른 각양각색의 불량이 많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플라스틱 원재료를 기계에 넣으면 톡 하고 제품이 일괄적으로 만들어지는 줄 알았는데 말이지,,,  


제품과 관련한 문제는 앞선 글에서 다뤘던 ‘전용 샘플 제작’ 시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생산을 하면서 발생해 뒤늦게 알게  문제는 ‘타협’이 필요하다.  


고객사와의 타협, 내부 타협으로 나눌 수 있다.


예시 1)

받침과 옆면을 조립하여 만들어지는 용기가 있다. 용기 밑면과 옆면을 사출 하는 협력사가 서로 다르고, 사용하는 플라스틱 레진(원재료) 달라서 색상이 미묘하게 다르게 나왔다. 만약에 용기 옆면에 데코레이션이 들어간다면 색상 차이가 조금 덜 보이겠지만, 아무런 후가공 없이 사출물만 나가는 상황이었다.


협력사를 관리하는 ‘외주관리팀’과 이야기해 보았지만, 샘플과 대조해 보았을 때 조금 더 누런 끼가 있는 받침을 전량 폐기하고 다시 생산했다.

미묘한 차이였지만 처음으로 제품이 나가는 고객사라서 완벽한 제품을 보내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하는 외주관리팀은 매우 언짢아했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고객사를 상대하는 것은 ‘영업’이고, 장기적으로 보면 신뢰를 쌓아 얻는 효용이 단기적인 비용보다 더 크기 때문에 넓고 멀리 봐야 한다.


예시 2)

플라스틱 사출물 위에 금박지를 덮는데, 금박은 시간이 지나면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런 케이스는 고객사에 미리 고지한다.


절차를 따라서 생산 및 출고까지 무사히 마치고 종료된 줄 알았는데, 관련해 회의가 소집되어 참여했다. 금박지를 사출물 위에 붙일 때 열을 가하는데 이번 케이스는 경화가 ‘너무’ 잘되어서 금박이 과도하게 딱딱해졌다고 한다. 이럴 경우 스스로 금이 갈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 파악은 보통 품질팀에서 진행한다 (품질팀도 여러 가지 업무를 하는 하위 파트로 나뉘는데, 그중 출고검사를 하는 파트에서 진행한다).


영업, 영업지원, 외주관리, 해당 협력사, 품질보증(컴플레인 개선) 등이 모여서 이러한 상황을 공유하고, 만약에 고객사의 컴플레인이 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남은 금박 재고 사용 또는 폐기 여부 등을 의논한다.


책임자는 영업이기에 화살이나 책임이 돌아올 수 있다. 나는 금박 위에 투명 코팅을 덮는 방법을 제시했었고, 품질 우선으로 말씀드렸다.


가끔 책임 소재 및 비용 처리 문제로 영업에게 떠넘기려는 자가 있지만… 품질이 어쨌건 우선이기 때문에 우리 측(품질팀)에서 재고 폐기 비용을 안고 가기로 결론 내렸다.


만약에 내가 이러한 사양에 관련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 주장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 엉뚱하게 책임을 져야 할 수 있다. (r&r에 안 맞지만 그렇게 심술부리는 자가 있으니 유의)


예시 3)

고객사와 타협이 필요한 경우도 정말 많다. 미묘한 색상차이, 미묘한 들뜸 등 아주아주 미묘해서 재제작을 해도 개선되지 않는 경우이다.


초품(첫 생산으로 나온 제품)을 고객사에 보내고 관련 내용을 얘기한다. 대부분의 경우 ok 하지만 고객사가 예민할 때는 신경 쓰이는 일이다.

이럴 때 평소에 고객사와 쌓아온 관계와 신뢰가 빛을 발한다. 항상 정직하고 신의 있게 고객사를 대하면 큰 의심하지 않고, 때로는 우리의 사정을 배려받기도 한다.


그러나 때로는 막무가내 식의 컴플레인과 상식선 이상의 보상을 바라기도 한다. 그렇기에 중요한 것은 ‘사전 고지’.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알아도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고 & 보험을 위해서 모든 내용은 고지하는 것이 귀찮지만… 나를, 우리를 위하는 길이다.


위의 기술한 내용 말고도 크고 작은 이슈가 많이 일어난다.


이슈가 없을 수가 없다고 생각하고 어떻게 해결할까? 더 나아가서 어떻게 대비할까?를 생각하는 것이 현명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좌충우돌 해외영업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