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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핌 Jul 07. 2022

28. 축제에 진심인 사람들

제주 정착기. 에피소드 7

붉게 노을이 깔리고 한낮의 태양으로 뜨거워진 모래 열기가 식어 갈 때쯤,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음악소리가 울려 퍼지면 해변은 모여드는 사람들의 열기로 인해 한 번 더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중 함덕해수욕장에서 매년 열리던 스테핑스톤 페스티벌에는 제주도민들만 아는 사우스카니발 이라던가, 지금은 유명해진 새소년 밴드와 같은 색깔 있는 인디밴드들이 많이 찾아왔었다.


한 손에는 맥주잔을 들고 부스에서 제공하는 타투와 머리띠를 한 사람들이 몸을 이리저리 음악에 맞춰 흔들거리며 해변을 채워 나갔고, 돗자리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수영복 차림에 파티 의상까지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축제를 즐겼다.


매년 7~8월이면 함덕해수욕장에서 펼쳐진 해변의 축제는 모래와 바람과 음악에 뒤엉켜 사람들을 춤추게 만들었다.


온갖 방송에서 '제주도'를 부르짖으며 환상의 섬처럼 떠받들고 콘텐츠를 생산해 내지만, 정작 '전국투어' 타이틀이 붙은 좋은 공연들이 제주도에서 열리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작은 공연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열정적으로 참여했다.


그만큼 제주 사람들은 축제에 진심이었다.


스테핑스톤 페스티벌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기 이전, 온갖 축제로 가득했던 제주도는 2년 동안 숨 죽이며 조용했었다.

대부분의 축제가 취소되었으며 겨우 열린 것들도 대부분 비대면 이거나 온라인 방송 또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그리고 현재, 위드 코로나로 단계적 일상 회복이 되면서 하나둘 숨 죽이던 축제들이 시작되고 있다.

유채꽃, 벚꽃, 메밀꽃, 수국 등 각종 꽃 이름이 붙은 축제를 시작으로, 크고 작은 공연 소식들도 속속 들려오고 있다.


제주도에서 펼쳐지는 멋진 축제를 마음껏 즐기기 위해선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정보 수집

사전 예약이 필요한 좋은 공연들은 금방 마감이 되기 때문에 발 빠른 정보 수집이 필수이다.

대부분의 공연은 사전예약으로 진행되는데, 예약 오픈 5분 만에 마감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관객의 대부분이 사전 정보를 알고 예약한 제주도민들이다.

간혹 공연자 분들이 제주도의 관객이 여행자 일거라고 착각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오픈 런

뿔소라의 판로가 줄어들어 해녀들의 생계가 어렵다며 열린 뿔소라 축제에서는 오픈 3시간 만에 준비한 물건이 모두 팔려 뿔소라를 구경하기 어렵고, 방어축제라 이름 붙었지만 물량을 맞추지 못해 부시리만 남아있는 경우는 흔한 일이다. 좋은 물건을 구매하려면 오픈런은 필수이다.


아이템 하나쯤은!

제주도의 페스티벌은 대부분 야외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돗자리는 기본, 그늘막, 텐트, 캠핑의자 등 제주도민이라면 야외 공연에 필요한 아이템들이 하나쯤은 차에 실려 있다.


매너

연인과 친구보다는 가족끼리 축제를 방문한 모습을 더 많이 볼 수 있다.

때로는 두 세 가족씩 연계되어 대형 무리를 이루기도 하는데, 이런 이유로 때로는 공연장이 아이들로 난장판이 되기도 한다. 야외 오픈 축제라면 어쩔 수 없으나, 간혹 조용한 숲 공연인데도 습관적으로 뛰며 소리를 지르는 경우가 있어 아주 곤란하다. 서로 간의 매너를 지켜주는 센스가 필요하다.


즐기자!

이러니 저러니 해도, 언제 어디서든 축제를 마주한다면 그저 신나게 놀면 된다.

편견 없이, 가식 없이, 그 순간 축제에 뛰어들어 마음껏 즐기자!




올해에도 스테핑스톤 페스티벌은 열리지 못하지만, 다른 여러 공연 소식들이 들려온다.

새롭게 열리는 다양한 축제를 기대하며 올여름도 신나게 달려봐야겠다.


비짓제주
여행지 > 축제와 행사
제주관광공사에서 운영하는 홈페이지
축제 정보가 잘 정리되어 있다.

삼다공원 야간콘서트
기간 : 7월 8일 ~ 9월 9일
시간 : 매주 금요일 19:30~21:00
위치 : 신제주로터리 삼다공원
요금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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