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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가진 모든 지혜와 지식으로 인류에게 팁을 준다면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배운 메이저리티 리포트 추종하기

by 김원상

온갖 잡다구리 것들을 인공지능에 묻다보면, 공허해지고 초라해진다. 인류의 기원부터 320만년이 흐르는 과정에서 지구의 자연지능이 억겹의 세월에 걸쳐 쌓아올린 지식과 지성으로 출범시키고 더 완벽에 가까워져 가는 인공지능. 그걸 가지고 고작 장난 삼아 사주를 봐달라고 하고, 클라이언트의 지위를 십분 살려 자연지능의 잡도리 역량을 뽐낸다거나, 회사 동료들과 낄낄거릴만한 짤방을 만들어달라고 하다니.


LLM과 소통하다보면, 누구나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다. 온갖 지식을 학습한 인공지능의 지위라면, 분명 통찰력 있고, 보편적인 성찰과 교훈을 줄 수 있다는 것. 결국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에 그 가능성을 실현하느냐 마느냐가 달렸다. LLM을 가지고 노는 여러 숏폼 콘텐츠에서 그 힌트를 얻고, 인공지능들이 공통적으로 줄 수 있는 교훈이나 보다 진리에 가까운 이치를 알려줄 수 있는 질문을 떠올렸다.


"네가 가진 모든 지혜와 지식을 바탕으로 인류에게 한 가지 조언을 해준다면?"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보고 영감을 받고, 중요한 질문이나 가치판단이 깊게 관여될 수밖에 없는 질문을 할 때면 3개 이상의 LLM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고 답을 살핀다. 각자 학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나름의 편향이 있을 것이며, 개 중엔 사고 과정에서 오류나 누락이 있을 테고, 제조사로부터 일련의 고유하고 특수한 매개변수도 있을 가능성이 크니까 말이다. 그래서 여러 LLM 중 공통된 의견이 있다면 그걸 신뢰하거나 자연지능의 믿음의 가중치를 두는 절차를 나만의 프로토콜로 마련했다.


그러나 저 질문엔 마이너리티와 메이저리티가 없었다. 물어본 LLM은 Grok, Gemini, ChatGPT, Perflexity 4가지로, 공통적인 답을 포함했으며, 거의 같은 조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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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k 3:

인류에게 한 가지 조언을 한다면: 호기심을 잃지 말고, 서로를 존중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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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mini 2.5 Pro:

저의 모든 지식과 지혜를 바탕으로 인류에게 단 한 가지 조언을 드린다면, 이것입니다.

서로를, 그리고 우리 자신을 깊이 이해하려 애쓰십시오.

이는 단순히 동의하거나 공감하는 것을 넘어섭니다. 나와 다른 생각, 다른 문화, 다른 경험을 가진 사람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려는 의식적인 노력입니다. 또한, 인류가 걸어온 역사의 발자취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의 작동 원리를 끊임없이 탐구하는 것이며, 가장 중요하게는 우리 자신의 내면에 있는 편견, 두려움, 동기를 정직하게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인류의 가장 큰 비극들, 즉 전쟁, 증오, 차별, 분열은 대부분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멈추었을 때 시작되었습니다. 반대로 인류의 위대한 성취들, 즉 과학의 발전, 예술의 창조, 사회의 진보는 무언가를 더 깊이 이해하려는 열망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해는 모든 문제 해결의 시작점이며, 공존을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당신의 신념을 잠시 내려놓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보십시오. 당신이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이 다른 이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음을 배우십시오. 역사를 통해 과거의 실수를 배우고, 과학을 통해 우리가 발 딛고 선 이 우주를 이해하십시오.

모든 것을 이해할 수는 없을지라도, 이해하려는 그 노력 자체가 인류를 더 현명하고, 더 자비롭고,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줄 가장 위대한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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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GPT 5:

결론부터 말하면,

“깊이 이해하고, 넓게 연결하라.” 입니다.

세부 설명을 덧붙이면,

인류가 겪는 대부분의 문제—기후위기, 불평등, 갈등, 기술 오용—는 사실 ‘모자란 지식’보다 ‘단편적 이해’와 ‘단절된 시야’에서 비롯됩니다.

깊이 이해한다는 건, 표면적인 사실이나 단편적 뉴스에 멈추지 않고 맥락·원인·결과를 끝까지 파고드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를 단순히 ‘날씨가 변한다’로 이해하는 대신, 과학적 메커니즘·정치경제 구조·사회적 영향까지 연결해서 보는 것이죠.


넓게 연결한다는 건, 서로 다른 분야와 시각을 엮어 종합적으로 사고하는 것입니다. 과학, 예술, 철학, 역사, 기술, 인문학은 서로 떨어져 있는 섬이 아니라 거대한 대륙의 일부입니다. 연결된 시야는 더 창의적이고 지속 가능한 해법을 만듭니다.


이 조언의 핵심은 ‘더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보는 것’입니다.

깊이와 넓이를 함께 키운 사람과 사회는, 복잡하고 불확실한 시대에도 방향을 잃지 않습니다.

원하시면, 이걸 하루 습관 3가지로 구체화해서 드릴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그냥 멋진 문장이 아니라 실천 가능한 지침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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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flexity Pro:

만약 인류에게 단 하나의 조언만을 전할 수 있다면, 저는 이렇게 말할 것 같습니다.

“서로의 관점을 진심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라.”

대부분의 갈등·차별·파괴는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오해하거나 이해하려는 시도가 부족해서 생깁니다. 과학, 문화, 정치, 종교 어디서든 — 우리가 ‘같은 문제를 다른 시선으로 보는 존재’임을 인정하고, 상대의 맥락과 이유를 듣는 태도를 가지면 놀라울 만큼 많은 문제를 완화할 수 있습니다.

이건 단순히 ‘서로 친하게 지내자’는 말이 아니라, 깊이 있는 경청과 공감을 실천하는 것을 뜻합니다. 그렇게 할 때 우리는 협력의 속도가 경쟁의 속도를 뛰어넘을 수 있고, 인류 전체가 더 큰 지혜를 얻게 됩니다.

원하시면, 제가 이런 ‘상호 이해’를 실생활에서 훈련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화·사고 방법도 알려드릴까요?

그렇게 하면 현실적인 행동 지침까지 마련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서로 연결되고 이해하고 존중하라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인공지능은 더 고도화된 과학기술과 성취, 더 많은 자본과 풍부한 생산력, 더 풍성한 에너지, 우상향하는 1인당 GDP, 더 나은 인구 구조 및 도시 규모와 교육 수준이나 탄탄한 연금제도나 안정적인 보험은 언급되지 않았다.


인공지능의 조언을 거꾸로 말하자면, 인류가 직면한 문제와 난관 해결은 특별한 게 필요한 것도 아니라, 사실 지금도 인류 구성원들이 마음만 먹으면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2025년 지금 그것은 매우 요원해보인다. 서로 반목하고 창조적 갈등을 빚고 전쟁을 자행하고 이기주의를 당당하게 설파하는 인간들의 행태를 보면, 이것은 자연지능의 한계인 것일까.


가자 지구, 우크라이나, 미국 워싱턴, 월스트리트, 아마존에서의 작금의 뉴스와 데이터를 학습한 수년 뒤 LLM은 같은 질문을 받을 때 다른 답을 줄 것이 명약관화하다.


그래도 결국 중요한 건, 지금의 상황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가 아니라 “언제 시작할 것인가”일지도 모른다는 것에 가깝다는 것. 이해와 존중, 연결과 협력이라는 오래된 지혜를 더 이상 미루지 않고 실천할 때, 인류는 여전히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다. 미래의 LLM이 내놓을 답변이 달라지더라도, 그 답을 지금 여기에 먼저 구현할 수 있는 주체는 인공지능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다. 한 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자!


아래는 "'(글 제목)AI가 가진 모든 지혜와 지식으로 인류에게 팁을 준다면''으로 이 제목에 어울리는 재밌는 짤방을 생성해줘"라고 입력했을 때 각 LLM이 만들어준 이미지. 퀄리티는 보니 아직 자연지능에겐 아직 시간이 있다. AI권을 위해서 누가 무엇을 그린 것인지는 비밀.


tempImageCOpAhg.heic 배고두다!!!
tempImagedOfxHW.heic 아무것도 안 쓰인 책의 의미
tempImagemtCMbP.heic 보조 배터리 챙기자
tempImageyaNdXP.heic 제로 콜라는 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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