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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라킴 Jan 29. 2024

다시 일하고 싶은데

일을 하고 싶어 슬금슬금 찾아보고 있는데

아이 낳고 2년 반(?)정도가 흐르니 할 수 있는 게 없다.


뭐라도 쓰려고 보니 지난 3년간 한 게 없다.


내가 놀았나? 생각해보면 나도 내 나름의 싸움을 치열하게 했는데 말이다. 뭘 해도 아이 낳고 키운 공은 없는 일이고 어떤 지원서에도 그러한 고려는 없다.


그래. 뭐 아이 낳기 전에 피 터지게 고민했었던 나도, 이렇게 경단이 될지 모르고 대비를 안 해놓아서 이전의 성과 관리가 사실 엉망이다. 임신 때는 아이 핑계를 대며 게으르게 지낸 것도 맞으니 할 말 없지만.


그러니 결국 이 모든 결과는 내 몫이다.


그래 T발. 머리로 생각하면 결과는 정말 수긍해야 하는 거지만 씁쓸함은 있다. 문제는 여기서 어떻게 돌파해야 할지, 돌파는 가능한 건지도 가늠이 안된다는 거다. 그래서 참 외롭다.


-


-누구 참 괜찮다더라. 한번 물어봐.


나는 무엇이든 궁금하면 잘 물어보는 사람인데, 나이가 들수록 인생의 방향에 의문이 생길 때 질문할 사람이 줄어드는 걸 느낀다. 참 슬픈 일이다.


어떤 이들은 주위에 귀인(?) 혹은 은인(?) 같은 사람들이 뿅 나타나서 조언도 해주고 같이 이끌어준다는데

나는 살면서 그런 사람을 만나본 역사가 없다.


다른 사람에게 진짜 귀인이었던 선배는 내게는 그렇지 않았다. 분명 좋은 사람이라 했는데 나에겐 좋지 않았다. 우호적인 마음으로 다가갔다 약점들만 보여주고 다니는 우스운 사람이 된 적도 많았다. 그래서 가끔 내가 이런 고민을 털어놓을 때 다른 이를 소개해주면. 딱히 기대가 없다.


그래서 결론은 이 세상은 나 혼자라는 것.


아니다 그래도 아이가 있으니 좀 더 힘을 내봐야 하나.


너무 반전이지만 아이가 있다는 장점은 이런 데서 발휘되는 거 같다.


이 세상에 내 편 하나 없어도,

세상의 매정한 환경에서 이리저리 상처받아도

집에 가면 따뜻하고 예쁜 무언가가 있으니.

그리고 그 아이에겐 나는 정말 귀한 사람이니.

가끔 심정적으로 무너지기도 하고, 아이를 낳아서 그런가 살짝 생각하다가도 아니야, 그래도 너를 낳아 다행이다란 생각을 한다는 것은.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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